[이코노뉴스=한필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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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지선(止於至善): "지극한 선에 머문다"에 대하여

“차카게 살기” 힘든 시절 같습니다. 얼핏 보면 악인들이 잘되는 것 같지요? 하지만 ‘도는 원리’ O(영)사상으로 보면 그들의 죄가 무거워서 돌아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늘이 사랑하는 자는 벌도 빨리 온다고 합니다. 인과율의 회전반경이 작은 것입니다. 하늘 마저 저버린 자는 자신이 저지른 업보를 받는데 한참 걸린다고 하지요. 원을 크게 크게 돌아와서 단기간에 보면 잘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고스톱판에서 “원 고!”, “투 고!” 할 때마다 ‘따블에 따따블 양박에 피박까지’ 쓰듯이 수십배 수천배 악행의 고금리(高金利) 이자가 서운치 않게 붙어준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현재 시점에서만 보고 너무 한탄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우주적 인과율은 본인 외에는 청산할 길이 없다는 것이 전해오는 법칙이니까요.

오늘 말씀은 이제 지고지선(止於至善)의 구체적 사례 연구에 들어갑니다. 추상화된 개념은 허공에 그린 그림같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확 끌어내려서 구체적으로 도화지 위에 그려 보이려는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런 사례 분석을 통해 권할만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되는 시(詩)는 위나라 노래로 무공(武公)의 덕을 칭송한 것이라고 합니다.

詩云 瞻彼淇澳 菉竹猗猗 有斐君子 如切如磋 如琢如磨 瑟兮僩兮 赫兮喧兮 有斐君子

시운 첨피기오 녹죽의의 유비군자 여절여차 여탁여마 슬혜한혜 혁혜훤혜 유비군자

終不可諠兮 如切如磋者 道學也 如琢如磨者 自修也 瑟兮僩兮者 恂慄也 赫兮喧兮者

종불가훤혜 여절여차자 도학야 여탁여마자 자수야 슬혜한혜자 순률야 혁혜훤혜자

威儀也 有斐君子終不可諠兮者 道盛德至善 民之不能忘也

위의야 유비군자종불가훤혜자 도성덕지선 민지불능망야

이를 해석하면 이렇다고 합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기수라 불리는 저 강의 물굽이, 푸른 대나무가 빼곡하여 아름답구나. 멋진 군자의 모습이로세. 자른 듯, 다듬은 듯, 쪼은 듯, 갈아 놓은 듯하구나. 점잖고 위엄있으시도다. 훤하고 뚜렷하시도다. 의젓하신 군자시여. 아무리해도 잊을 수 없구나.”라고 노래했다. ‘잘라내고 다듬은 듯 하다는 것’은 공부를 배움을 말한다. ‘쪼은 듯 갈아놓은 듯 하다는 것’은 스스로 닦음을 말한다. ‘점잖고 위엄있다는 것’은 스스로 두려워하여 삼가는 것을 말한다. ‘훤하고 뚜렷하다는 것’은 예법에 맞는 몸가짐을 말한다. ‘의젓하신 군자를 끝내 잊을 수 없다함’은 공부가 덕이 넉넉하고 선함이 지극하여 백성들이 그를 잊을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진리를 추구하는 이의 모습은 스스로를 잘 경영해서, 늘 공부하고, 마음을 다스리고, 예를 지켜서 큰 사랑을 나누는 삶의 모습이 일상화된 것이 됩니다. 이런 이를 어찌 사랑하지 않고, 공경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를 도는 원리 O(영)사상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처음에 진리에 대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를 시도자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지금 현재 진리를 공부하는 이를 수도자라 할 수 있겠지요. 이를 유가에서는 군자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공부가 완성되어 하늘과 하나된 자를 계신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늘의 계를 마음에 모시고 산다는 의미겠지요.

지극한 선에 머문다는 지어지선(止於至善)의 경지는 하나님 마음을 내 마음속에 품고 사는 경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면 당연히 밖으로 흘러나오는 기운도 대나무처럼 당당하고, 위엄있고, 예의 바르고, 사랑이 넘치겠지요.

나이를 잘 먹어간다는 것은 날아가던 화살이 힘을 잃고 땅에 떨어지듯이 늙고 쇠락해 가는 것만이 아니고, 세상사 진흙탕 속에서 싸움으로 뒹굴다가도 어느 시점에선가 어린 시절 순수함의 그 상태로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 먹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그 순간이 지어지선(止於至善)을 흘낏 일견한 자리겠지요. 영화 <박하사탕>을 보면 마지막 장면에서 설경구가 양팔을 벌리며 외치지요? "나 돌아갈래~!"

이리 보면 인생도 하나의 O, 동그라미에 지나지 않나 싶습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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