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우의 세상이야기

[이코노뉴스=남 경우 대기자]

▲ 남경우 대기자

조선조 말 이제마 선생은 사상체질론을 이론화했다. 이는 주역의 음양이 사상으로 발전하는 기본논리를 의학에 적용한 것이다. 즉 먹거리 즉 모든 식재료가 양의 기운을 갖거나 음의 기운을 갖는 것으로 보았다. 더 나아가 음양기운은 태음 소음 태양 소양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람 또한 음기운이 강한 음인, 양기운이 강한 양인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나아가 태음인 소음인 태양인 소양인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섭생 및 질병이론은 현대한국에서 섭생법의 중요 근거가 되었다. 발전해가고 있는 “사상체질에 입각한 섭생법”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과 먹거리’에 관한 귀중한 통찰을 제공한다. 또 현재의 많은 건강법 섭생법에 풍부한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다.

80년대 이전 대다수 국민이 충분히 먹지 못했다. ‘결핍’이 일상사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식생활은 ‘과잉과 불균형’으로 그 패턴이 바뀌었다. 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보리 밀 등 곡류에 채소류 그리고 약간의 육류가 식생활의 주된 공급원이었다. 그러나 80년대 중반 이후 소득이 증대함에 따라 소, 닭을 비롯해 우유, 치즈 등 육류 가공식품과 쌀, 콩, 옥수수 등 곡류의 섭취량이 늘었다. 여기에 커피 설탕 등 기호 식품을 일상적으로 섭취함으로써 한국인의 식생활 구조는 거의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즉 90년 이전은 대체로 음기운이 많은 채소류, 곡류를 섭취했다면 그 이후는 양기운이 많은 음식물을 섭취하는 셈이다.

질병도 급성, 만성 전염병에서 암,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비만 등 만성 퇴행성 질환과 아토피, 디스크 등 자가면역질환으로 그 양상이 바뀌었다. 이에 대응하여 의료보험제도가 확립되고 현대적인 의료서비스가 일반화되었다. 건강식품이 등장함으로써 다양한 보조 먹거리도 늘어났다. 하지만 의료행위는 과잉진료 과잉투약 과잉선전이 일상화되었으며 이윤추구의 강력한 대상이 되었다.

지금 의료정보와 식품정보가 지나칠 정도로 넘쳐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은 질병을 과도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다양한 정보에 휘둘리고 있다. 질병에 대한 극심한 우려는 오히려 질병염려증을 만들어 낼 지경이다. ‘몸에 대한 주체성’이 절실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자기 몸의 주인은 자기자신이기 때문이다. 이미 다수 병의원은 ‘환자는 돈’이라는 논리로 기업화되고 있다. 한의원 또한 이러한 추세를 거스를 수 없게 되었다. 식품업계는 이름을 달리하는 신상품을 끝임없이 출시하고 있고 유행 섭생법을 선전하면서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많은 방송 및 미디어는 각종건강법 섭생법을 선전하는 광고채널이 된지 오래다. 이제 다양한 정보를 분별하는 눈이 필요해졌다.

▲ 갈수록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요즈음 주역의 음양론에 기초한 사상체질론에 기초한 섭생론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아크네노모 사이트 캡처)

건강한 삶을 위한 요소는 적절한 섭생, 스트레스 없는 직장, 적당한 운동, 맑은 물, 맑은 공기, 햇빛, 충분한 휴식과 수면 그리고 마음의 안정 등으로 다양하다.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있는 주제는 없지만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 하는 문제는 건강한 삶의 출발점일 듯하다. 특히 1970년대 중반 미국 상원 영양문제특별위원회 보고서가 나온 이후 ‘먹거리가 건강의 출발이라는 점’은 전 세계인의 상식이 되었다. 식생활 개선이나 성인병 예방대책에 대한 수 많은 참고서적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먹거리의 중요성은 결코 감소하지 않았다.

식약동원食藥同原(먹는 것과 약은 그 근원이 같다).

You are what you ate(너는 네가 먹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위의 표현은 먹거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동서양의 대표적인 표현이다. 서양의 의성으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고 말했다.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명언이다. 그렇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음식은 최고의 약이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동서양 모두 섭생법을 설명하는 책들이 끝없이 나온다. 모두 경험적 진실을 담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음양론에 기초한 사상체질론은 동서양의 수 많은 섭생법 중 원리면에서나 적용면에서 최고수준의 섭생법이다. 이러한 사상체질론의 철학적, 이론적 기초는 주역이다.

※ 남경우 대기자는 내일신문 경제팀장과 상무, 뉴스1 전무를 지냈으며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연구 모임인 북촌학당에 참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의 해법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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