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가(孔明歌)와 공명가(功名歌)는 다르다

하응백의 국악 가사 이야기 하응백 서도소리진흥회 이사장l승인2016.12.05l수정2016.12.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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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하응백 서도소리진흥회 이사장]

▲ 하응백 서도소리진흥회 이사장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인터넷 검색을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IT강국답게 유무선 인터넷 망이 발달하여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검색을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검색엔진을 이용하여 여러 지식을 습득하고 있다.

검색창에 ‘단가 공명가’를 쳐보면 아래와 같은 설명이 나타난다.

“가야금병창이란 가야금을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음악이다. 판소리의 한 대목이나 단가 또는 통속민요를 연주하는데, 단가와 판소리에서는 북 장단으로 반주하지만 가야금병창에서는 장구 장단으로 반주를 한다. ‘공명가’는 판소리 ‘적벽가’에서 제갈량이 남병산 제단에서 동남풍이 불기를 기도하는 내용에서부터 공명을 추적해온 오나라 서성과 정봉의 군대를 물리치고 조자룡과 함께 본국으로 돌아가는 내용까지의 대목을 말한다. 서도잡가로도 부르는 ‘공명가’는 판소리의 한 대목을 따서 가야금병창으로도 노래하는데, 사설은 거의 동일하지만 서도노래와 남도노래의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밑줄은 필자)

이러한 정보의 출처는 ‘국립국악원 국악정보’라고 밝혀놓고 있다. 즉 국립국악원에서 콘텐츠를 작성해 네이버에 제공한 것이다. 그런데 위의 정보가 이상하지 않은가. ‘서성과 정봉의 군대를 물리치고’라는 대목은 오류다. 공명가에서 오나라 군사(軍師) 주유가 서성과 정봉, 두 장수에게 제갈 공명을 죽이라고 명령을 내리자 필마단기로 추격을 하는 부분이 분명히 나오기 때문에 군대라고 하면 틀린 설명이 된다. 하지만 이것은 삼국지 혹은 적벽가가 원본이니 군대라고 해도 크게 어긋난 것은 아니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다음 설명이다.

“서도잡가로도 부르는 ‘공명가’는 판소리의 한 대목을 따서 가야금병창으로도 노래하는데, 사설은 거의 동일하지만 서도노래와 남도노래의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 설명은 완전한 엉터리다. 가야금 병창으로 부르는 단가 공명가(功名歌)와 서도 잡가 공명가(孔明歌)는 사설이 완전히 다르다. 단가 공명가와 서도잡가 공명가는 한글 발음은 같지만 한문으로 표기하면 완전히 달라진다. 공명(孔明)은 촉한의 제갈량의 자(字)라서, 제갈량이 적벽대전 때 동남풍을 빌어 승전한 이야기를 다룬 노래를 공명가라 이름한 것이다. 단가 공명가는 앞부분이 세상공명으로 시작된다고 하여 공명가라 이름한 것이다. 세상공명가라 하기도 한다.

그 가사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달리 부르지만, “세상공명(世上功名) 부운(浮雲)이라 강호어용(江湖漁翁) 되오리다 일엽편주(一葉片舟) 흘리저어 임기소지(任期所之)하올적에 만경창파(萬頃蒼波) 넓은물에 호호탕탕(浩浩蕩蕩)떠나간다......”로 시작한다. 세상의 헛된 명예가 뜬 구름과 같으니 강호의 어부가 되어 음풍농월하며 유유자적하게 살아가자는 내용이다.

▲ 서도소리보존회 소속 명창들이 지난 2012년 한국의집 민속극장에서 공명가(孔明歌) 좌창을 부르는 모습.(네이버 캡처)

서도잡가 공명가는 “공명이 갈건야복으로 남병산 올라 단 높이 놓고 동남풍 빌제 동에는 청룡기요 북에는 현무기요 남에는 주작기요 서에는 백기로다 중앙에는 황기를 꽂고 오방기치를 동서사방으로 좌르르.....”로 시작한다.

그런데 서도잡가 공명가와 단가 공명가가 사설이 어떻게 거의 동일하단 말인가. 이것은 단가 공명가와 서도 잡가 공명가를 들어보지도 않고 엉터리로 작성했다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 국

립국악원에서 작성한 정보가 그렇다. 국립이라는 말이 앞에 붙은 기관에서 작성한 정보가 이렇게 허술하다. 경위야 어떻든 국립국악원은 깊은 반성을 해야 한다. 이런 정보가 버젓이 국립국악원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전 국민에게 서비스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국립국악원은 조속한 시일 내에 제공하고 있는 국악정보를 전면 검토하여 부정확하거나 틀린 정보를 전명 개정해야 하고, 보강해야 한다. 관련 학자와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잘못된 정보를 수정하고 보강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국립이라는 이름에 걸맞다.

※ 하응백 서도소리 진흥회 이사장은 199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에 당선돼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옥봉의 몽혼’(2009)등 20여 권의 편저서가 있으며 ‘창악집성’(2011)이라는 국악사설을 총망라한 국악사설 해설집을 펴내기도 했다. 2002년 ‘휴먼앤북스’라는 출판사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하 이사장은 경희대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문학박사를 취득했으며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국민대학교 문창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편집자 주

 
하응백 서도소리진흥회 이사장  hbook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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