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사상 최장 11일간 절하-엔화 달러당 110엔대 반년만 최저-원화 1183원대 진입

트럼트 당선이후 ‘트럼프 탠트럼’(Trump Tantrum·트럼프 발작)의 충격에 휩싸였던 아시아 통화가 18일 ‘옐런의 금리인상 발언’이라는 직격탄을 맞아 추락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 재닛 옐런 미 연준의장이 17일(현지시간) 12월 연방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함에 따라 위안화를 비롯 아시아 각국 통화가 18일 개장과 함께 추락하고 있다. /뉴시스 자료사진

이날 위안화는 중국통화당국이 사상 최장기간인 11일간 연속 절하했으며 엔화는 달러당 110엔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은 5개월여만에 최고치인 1183원대까지 치솟았다.

이같이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 일제히 추락한 것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 의장이 17일(현지시간) 의회 증언에서 12월 추가 금리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강달러의 도래가 예고돼 있는 상황에서 연방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자금이 미국으로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라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옐런 의장은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기 전 발표한 성명서에서 "비교적 이른 시일 내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나치게 오랫동안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한다면 위험 부담을 과도하게 부추기고 궁극적으로 재정 안정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도 전월 대비 0.4% 상승해 지난 4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세를 나타냈다. 견조한 경제지표와 옐런 의장의 발언이 맞물려 미국의 내달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옐런의 발언이 나온 이후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85%에서 90%로 올렸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15% 올린 달러당 6.879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로써 중국 당국은 지난 4일부터 11거래일 연속으로 위안화 가치를 총 1.9% 절하했다.

이처럼 장기간 연속 절하세를 이어간 것은 2005년 6월 24일 위안화 기준환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역외시장에서는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오전 한때 달러당 6.9125위안까지 오르며 달러당 6.9위안 선을 깼다. 이는 2010년 홍콩에서 처음 위안화 외환거래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의 애널리스트 16명 중 14명은 내년 상반기께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엔화 가치도 1달러=110엔대 전반으로 대폭 하락했다.

이날 오후 4시 반께 엔화 환율은 달러당 110.90엔으로 전일 종가 대비 1.90엔 하락했다. 111엔대였던 5월 31일 이래 반년 만에 최대치다.

미국 장기금리가 오르면서 미일 금리차가 확대함에 따라 엔 매도, 달러 매수가 우세를 나타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3원 오른 1183.20원에 마감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결 이후인 6월 27일(1182원30전) 이후 5개월 만이다.

국내 외환 전문가는 "옐런 의장의 발언과 미국 물가지표의 호조로 인한 달러화 강세로, 브렉시트 당시 고점인 1180원 상단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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