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이종수 기자] 이영돈 PD가 고(故) 김영애씨에게 사과했다.

이영돈 PD는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애 씨께 사과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고인이 받았던 고통을 느끼며 오랫동안 사과하고 싶었다. 늦은 걸 알지만 김영애씨께 사과하고 싶다.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PD 등은 지난 2007년 10월 5일과 11월 9일 KBS2TV ‘소비자고발’을 통해 “참토원의 황토팩에서 나온 자철석은 제조 과정에서 유입된 쇳가루이며, 황토팩을 수출한 사실도 없다”는 등의 내용을 방송했다.

그는 “보도 이후 소송이 5년간 이어졌는데 고인이 받았던 고통을 느끼며 오랫동안 사과하고 싶었다”며 “나 역시 오랜 기간 괴로웠는데 사과할 시점을 잡지 못했다”라고 했다.

검찰은 참토원 측의 고발에 따라 지난 2009년 9월 이들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어진 재판(2010년 1월 7일)에서 황토팩 제조 과정에서 쇳가루가 들어갔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보도한 혐의(명예훼손 등)로 기소된 KBS의 이영돈·안성진 PD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2012년 대법원은 보도 목적이 공익을 위한 것이라며 이 PD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김영애씨가 2017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과거 황토팩 소송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재조명되면서 이 PD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 PD는 “김영애 씨가 돌아가셨을 때 ‘너 문상 안 가냐’라는 댓글들도 봤다”며 “가고 싶었지만 용기가 안 났다”며 “그는 “‘사과하면 편해질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역시 아니다”라며 “내가 평생 지고 가야 할 짐”이라고 말했다. 이 PD는 다시 태어나면 고발 프로그램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