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월북했다가 사망한 최덕신 전 외무장관의 차남 최인국씨가 북한에 영구 이주하기 위해 지난 6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북한 선전매체가 보도했다.

▲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류미영 전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의 아들 최인국 선생이 공화국에 영주하기 위해 지난 6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6일 최인국씨가 평양 도착 소감을 전하는 모습./우리민족끼리 캡처=뉴시스

최덕신은 아내 류미영과 미국에 이민한 이후 수차례 방북 끝에 1986년 북한에 영구 이주해 '남한판 황장엽'으로 불렸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6일자 기사에서 "류미영 전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의 아들 최인국 선생이 공화국에 영주하기 위해 7월6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씨는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도착 소감으로 "우리 가문이 대대로 안겨사는 품, 고마운 조국을 따르는 길이 곧 돌아가신 부모님의 유언을 지켜드리는 길이며 또 그것이 자식으로서의 마땅한 도리이기에 늦게나마 공화국에 영주할 결심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최인국의 월북은 남북 분단의 현대사와 정치적 소용돌이와 관련이 깊다. 최인국의 월북엔 가족사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최인국의 부모도 그처럼 월북을 택했다. 최인국의 아버지 최덕신은 군에서 1군단장을 맡은 뒤 박정희 정권 외무장관과 주서독 대사를 지냈지만 박 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1976년 미국으로 망명한 뒤 1986년 4월 아내 류미영과 함께 북한으로 이주했다. 6·25 이후 사실상 최고위급 월북자다.

최덕신·류미영 부부는 북한에서 고위직에 올랐다. 류미영은 최덕신 사후에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 직책을 맡았으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과 상임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최덕신·류미영 부부는 임시정부 주요 인사였던 독립운동가 최동오와 류동열의 아들과 딸로도 유명하다. 최인국의 할아버지인 최동오는 임시정부 법무부장과 임시의정원 법사위원장으로 일했다. 외할아버지 류동열은 임시정부가 창설한 광복군 참모총장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최덕신·류미영 부부가 월북하면서 최인국을 비롯한 자녀들과는 이산가족이 됐다. 실제 류미영은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으로 지내던 2000년 제1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의 북측 단장으로 서울을 방문해 최인국 등 가족과 상봉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최씨가 2001년 이후 가족 상봉 등 목적으로 모두 12차례 방북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2016년 모친 사망 직전 및 2017~2018년 기일에 맞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방북을 승인받고 북한을 다녀왔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방북이 허가된 민간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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