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우의 세상 이야기

[이코노뉴스=남경우 대기자]

▲ 남경우 대기자

전략무기체계를 이해해야 핵폭탄, 수소폭탄,중장거리 미사일, SLBM, 전략핵폭격기, 항공모함 전단 등이 갖는 국제군사외교상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거라 보입니다.

혹자는 북한의 무기수준이 그렇게 까지 발달되었나하고 의문을 가진 분들이 있을 겁니다. 북한하면 불량국가에다가 걸핏하면 탈북자들이 나오는데 무슨 첨단 무기인가하고.. 충분히 그런 의문을 가질 법 합니다.

한국 뉴스에는 주로 북한의 허접한 모습이 끝임없이 보도되니 대부분의 남한 사람들은 대체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뉴스의 진원지는 대개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그리고 미국의 국무부와 국방부, 간혹 일본의 언론입니다. 미국과 일본이 발표하는 보도는 간혹 사실도 있지만 부정적인 보도가 압도적입니다. 한국의 국정원과 국방부 또한 부정적인 보도를 우선으로 하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발표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발표들을 확인할 방법도 거의 없습니다.

국방부는 늘 축소발표한다

가령 지난 6월 22일 북이 발사한 화성 10호 두발에 대한 국방부 발표를 보면 대략 한국 국방부의 보도 형태를 대략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화성 10호 발사 후 국방부 보도 1신은 “북이 화성 10호를 두발 발사했는데 모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였습니다. 얼마 후 2신은 한발은 사거리 400km로 성공한 듯이 보이고, 한발은 150km 상공에서 폭발한 것으로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였습니다.

그 후 미국방부 발표는 아주 자세했습니다. “한발은 고도 1450km에 사거리 400km로 그들(북한)의 기준이 뭔지 모르지만 성공했고, 한발은 150km 상공에서 폭발하여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였습니다. 150Km상공 폭발에 대해서도 또 다른 분석가는 북이 150km상공에서 의도적으로 폭발을 시험했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발표가 나오자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성공을 전제로 이러저런 칼럼을 썼습니다. 거의 모든 북한무기시험 소식은 이런 패턴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대체로 한국 국방부와 국정원의 1신은 무조건 실패입니다. 2신, 3신으로 이어지면서는 약간씩 수정되는데, 일반 독자들은 이렇게 변화해가는 보도를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늘 제1신이 뇌리에 남는 법입니다. 그렇기에 이것이 누적되면 모든 북한 소식을 부정적인 것으로 인지하는데 만성이 됩니다.

여기에 북한의 사회경제 소식도 부정적인 것 일변도입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독자들은 북한의 실제적인 역량과 현실을 진단하는 감각을 상실합니다. 이것은 미국 네오콘이나 남한의 극소수 지배층에게 매우 유리합니다. 한국인들이 실제를 파악하는데 무감각하게 되고 짜증나는 소식으로 내면화하면 실제가 무엇인지 별로 관심을 갖지 않게 됩니다. 이것은 남북 분단으로 이익을 보는 집단이 시시때때로 북한 소식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이와 같이 가공된 대북 정보는 광범위한 시민들에게 균형있는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방부, 통일부, 국정원 등 한국의 안위에 중요한 일을 수행하는 정당하고 양심적인 공무원들의 종합적인 소양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게 합니다.

경북 성주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아무 생각없이 밀어부친 청와대 일부 그룹의 행태에서 여지 없이 드러났습니다.

▲ 북한은 2000년대 중후반이 되면 핵폭탄 미사일 위성기술 핵잠수함 등도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러 실전배치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진은 북한 노동당 창건일 기념 열병식에 선보인 이동식 탄도미사일의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특히 핵,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에 대한 소식은 더욱 그렇습니다. 실제적인 전쟁의 위험성 그리고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무지가 시민들 사이에 만연하게 되면 평화운동이나 통일운동 등이 대중적 힘을 받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왜 평화협상이 현시점에서 북미간 가장 핵심적인 사안인지가 가려지게 되어 의제에서 멀어집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국가의 중요 의제를 다루는 국회의원들에게도 일반화되어 무입장, 무소신으로 일관하게 하는 배경이 됩니다. 일반 대중의 무지하에서 휴전 상태의 유지가 필요하고 무기를 팔아야 하는 미국군산복합체에게는 아주 유리한 상황이 됩니다. 넘 길어졌군요. 본론으로 넘어가 북한이 어떻게 그러한 전략무기를 갖게 되었는지 설명해야겠습니다.

북한의 전략무기개발사

북한은 한동안, 소련이 흔들리기 전까지 그리고 중국이 개방개혁으로 나아가기 전까지는 대체로 소련 중심의 사회주의 블록 안에서 교역을 하고 독자적인 전략단위의 방위체제 구축을 유보합니다. 물론 경제력도 약했습니다.

하지만 60년대 중 중소분쟁이 격화되고 1972년 미중 수교가 타결된 후, 그리고 80년 전후 소련과 중국이 각자도생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 확실시되면서 김일성 체제하의 북한은 자주국방의 길로 나아가는 노선을 분명히 합니다. 특히 1980대 들어서면 미소간 경쟁은 미국 우위로 결판나고 급기야는 1991년 소련은 해체됩니다.

소련의 핵우산도 중국의 핵우산도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그나마 있던 사회주의 경제블록도 다 해체되어 북한은 아주 고립무원의 길을 가게 되는데 국방도 자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됩니다.

대체적으로 1985~1987년 사이에 전략무기를 생산할 것을 결정하고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지난 번 이야기한대로 결과적으로는 핵, 미사일, 핵잠수함 세 가지 분야에 재밍(jamming)기술 그리고 EMP(전자기파·electro magnetic pulse)탄 등으로 군사기술을 집중하게 되는데 사회주의 교역도 다 깨지고 국방도 스스로 해야하니 죽을 맛이었을 겁니다.

그들은 이를 ‘고난의 행군’이라 부릅니다. 우선적인 예산이 군수로 들어가고 민수는 뒷전이니 먹고살기가 아주 힘들었음은 불문가지입니다. 1993년 북미간 제네바 협정도 물 건너가고 1994년 미국 빌 클린턴 정부의 평양폭격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북한의 전략무기 확보정책은 확고히 굳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

북한의 핵 미사일 위성 분야 기술은 60년대 초보적으로 발전하는데, 이미 1960년 소련이 주도하는 위성개발 프로젝트에 학생이 아닌 정규적인 공동연구원으로 북한 과학기술자들이 소련에 파견되어 꾸준히 기술이 축적되어 갑니다.

그러다가 90년대 북한의 방침이 확고해지면서 전략무기 확보노력이 강력히 추진됩니다.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중국의 자본주의화 소련의 붕괴가 어쩔 수 없이 전략무기 확보 필요성을 증대시키고, 구체적인 인적 역량을 확보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때 소련과 동독의 붕괴로 소련 동독의 우수한 과학기술자들이 실업자로 내몰리게 됩니다.

▲ 북한은 90년대 들어 소련과 동독출신 군사과학기술자와 소련제 잠수함을 싼 가격으로 다량 수입해 관련기술을 급속하게 발전시켰다.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지난 4월 함경남도 신포 동북방 동해에서 실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참관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북한은 대략 소련 동독 출신의 군사과학기술자 500여명을 받아 들였다 합니다. 그리고 흩트러진 소련의 무기관리체계하에서 소련제 잠수함을 싼 가격으로 다량 수입하게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잠수함을 해체해 역조립하는 방식으로 관련 기술을 급속도로 발전시켰다는 설입니다. 이 조차도 기계 화학 물리 전자 등 기초과학역량이 충분치 않으면 불가능했다는 게 북한 과학기술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그 후 북한은 2003, 2006, 2009, 2012 ~~2015년 이런 식으로 핵 위성 미사일 시험 계속하는데, 정확히 3년마다에 대형 시험을 한 셈입니다. 카이스트 김진향 교수에 따르면 이는 이미 북이 전략무기개발을 국가정책으로 밀고 나갔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합니다.

90년대의 고난의 행군도 2000년대 중후반이 되면 거의 극복하는 단계에 이르고 핵폭탄 미사일 위성기술 핵잠수함 등도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러 실전배치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겁니다.

과학기술을 평가하는데 실험이란 표현과 시험이란 표현이 있습니다. 한국의 국방부는 대체로 실험이란 용어를 쓰는데, 시험이란 표현이 타당하다라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시험은 이미 제품을 이미 만든 후 이를 새 버전으로 기술을 향상시키는데 사용하는 용어라고 합니다.

실제 파키스탄이나 이란의 핵기술 혹은 미사일 기술이 북으로 넘어갔다고 하기보다 북의 기술이 파키스탄과 이란으로 넘어 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듯 합니다.

실제 1999년 북한을 방문한 파티스탄의 핵 아버지 압둘 카디르 칸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이미 상당량의 핵탄두를 봤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과학기술자 우대정책은 1990년 아주 강화됩니다. 우리도 60년대 70년대는 공고와 공대생 우대가 있었지만 그 후는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가장 우수한 두뇌들이 이 분야에 지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의 경우도 김일성대학에서 탄도탄학을 전공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하지만 북 또한 IT분야가 매우 발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아프리카를 비롯 반미 성향이 강한 나라의 국가 통신망 건설때 북한의 기술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점은 이미 지난번 연평도 포격사건 때 일부가 드러났습니다.

당시 연평도 포격사건 조사위원회 새누리당내 위원장 이상우 전 서강대 교수가 조사총평을 하면서 “북한의 재밍기술(통신을 교란시키는)은 높은 수준에 있고 전술운용 또한 우수하다며 통일되면 당시 포격을 담당했던 북한 군 장교와 병사들에게 상을 줘야한다”고 까지 이야기했습니다.

당시 북한군은 연평도 일대의 통신망을 교란시켜 먹통을 만들고 자기들은 무인기를 띠워 연평도 주요 군사시설을 원점 타격했다고 합니다.

평화만이 한반도를 구원한다

어쨌든 2010년대에 들어서게 되면 북의 전략무기 확보 실전배치는 상당히 안정적 수준으로 발전하고 더우기 미국의 동북아전진기지인 괌과 오끼나와, 그리고 태평양 사령부가 있는 하와이까지 타격범위 안에 넣었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상태입니다. 그러기에 일부학자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장하는 ‘전략적 인내’가 실은 전략적 회피가 아닌가하고 의문을 품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미간 공동군사훈련에 동원되는 병력이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훈련을 핑계로 기습을 할 수도 있는 정황이어서 이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이 동북아 정세를 매우 긴장시키는 요인도 됩니다.

역사적으로도 훈련을 핑계로 상대를 안심시켜 놓고 기습공격하는 것이 하나의 전쟁전술로 나타납니다. 훈련하다가 평양을 공습하면 5분내에 전략미사일을 타격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것은 북한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가령 북이 남한을 기습공격한다면 수분내에 수백 수천발을 발사하여 서울을 아수장으로 만들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한반도의 휴전선은 무기밀집도가 전세계 최고의 지역이라 합니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모든 게 끝입니다. 평화만이 모든 긴장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보입니다. 평화운동만이 한반도를 구원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북미간 남북간 긴장도 평화조약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

※ 남경우 대기자는 내일신문 경제팀장과 상무, 뉴스1 전무를 지냈으며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연구 모임인 북촌학당에 참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의 해법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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