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이현우 텍사스A&M대학교 교수] 세계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의 스포츠 산업 가운데, 단일 이벤트로서 가장 인기 있는 경기는 프로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이다.

▲ 이현우 텍사스A&M대학교 교수

슈퍼볼은 올해 4억 달러에 육박하는 광고매출을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단일 경기가 아닌 토너먼트 단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벤트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아마추어 대학농구 챔피언을 가르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의 ‘3월의 광란(March Madness)’ 이벤트다.

3월의 광란은 총 12억 달러에 이르는 광고매출이나 스포츠 도박 배팅규모에 있어서 슈퍼볼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포브스에 따르면 3월의 광란은 미국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포스트 시즌 이벤트로 주목받고 있다.

더구나 미국에서 대학농구는 젊은 층 사이에서 꾸준하게 인기가 늘면서 프로스포츠를 넘어서는 흥행성적과 함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올해도 3월의 광란은 토너먼트 형식인 이벤트의 특성에 따라 많은 화제를 일으켰다. 64강에서 출발하는 토너먼트에서 약팀이 강팀을 이기기도 하고, 자이언 윌리엄슨(Zion Williamson)과 같은 NBA(미 프로농구) 유망주들의 활약과 더불어 자 모란트(Ja Morant) 같은 신예 스타가 발굴되기도 했다.

결승에서는 버지니아 대학(University of Virginia)이 지난 해 1라운드 탈락의 비운을 딛고 우승을 차지했다.

▲ 미국 버지니아대 토니 베넷 감독이 지난 4월 8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US뱅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 1 토너먼트 결승에서 텍사스공대를 연장 접전 끝에 85대 77로 물리치고 우승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AP=뉴시스]

이처럼 수많은 이야깃거리와 경제적 효과를 불러오는 3월의 광란은 소셜 미디어 상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더욱이 현대사회에서 소셜 미디어는 양방향 소통의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사회적 서사성이나 담론 형성에 있어서 강력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3월의 광란에서 소셜미디어상의 승자는 누구일까?

필자의 연구팀은 토너먼트에 참석한 팀들의 트위터 활동량과 관련 정보를 취합해 분석해보았다.

64강이 진행되는 1라운드에서는 각 대학의 크기를 반영하는 등록학생 수 이외에 트위터 활동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없었는데, 2 라운드부터는 승패나 약자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언더독(underdog) 효과 등이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16강(Sweet 16)부터는 팀들의 과거 기록이 트위터 활동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과거에 4강 진출한 적이 있는지 그리고 우승한 전적이 있는지 등에 따라서 트위터 활동량이 영향을 받았다.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새롭게 등장한 팀들이 공존하는 1, 2 라운드와는 다르게, 주로 전통의 강호들이 선전하고 우승이 가시화되는 토너먼트 후반에 이를수록 그 기대치가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의 대학 농구는 해당 커뮤니티의 든든한 지원에 기반한 역사와 문화가 자리잡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과거의 영광에 대한 향수(nostalgia)가 팬들의 소셜 미디어 활동을 촉진시켰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미국 버지니아대 선수들이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 1 토너먼트 결승에서 텍사스공대를 연장 접전 끝에 85대 77로 물리치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AP=뉴시스]

소셜 미디어가 기존 매체들의 제한점을 넘어서서 양방향 소통과 풀뿌리 여론을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관계기반 마케팅이 중요시되는 스포츠 산업에서도 그 활용방법이나 분석방법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능동적으로 팬들의 소셜미디어 활동과 성향을 분석하고, 건전한 방식으로 사회적 내러티브와 담론을 형성해가는 것은 긍정적인 고객경험의 형성으로 이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가 긍정적인 사회적 경제효과 창출과 스포츠 고유의 가치를 성장시키는데 보탬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변화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이해와 건전한 문화형성을 위한 교육과 노력들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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