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조희제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현장 점검에 나선다.

정몽구 회장은 최근 러시아와 유럽을 잇달아 방문하는 '현장경영'을 통해 해외시장을 직접 챙긴 데 이어 미국 자동차 시장 현황과 판매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5일 출국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LA에 있는 미국판매법인을 찾아 업무보고를 받고 현지 시장 성장률을 웃돌며 선전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 정몽구 회장이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미국 자동차 시장은 2012년 이후 매년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올해(1~8월) 미국 판매가 96만4000대로 2.5% 성장하며 현지 전체 시장 성장률인 0.5%를 웃돌았다.

정 회장은 "글로벌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의 성과는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동차 산업의 미래 변화"라며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혁신, 고객, 품질로 시장을 앞서가야 한다"고 밝힐 예정이다.

미국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로 단일 국가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주요 시장이다.

특히 상반기 고성장하던 유럽 시장이 하반기부터 정체로 전환되고, 러시아 등 신흥 시장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미국에서 성장세를 유지하는 게 지속 성장의 열쇠라고 현대·기아차는 보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미국에서 현대·기아차의 미래 경쟁력을 강조하고 3대 핵심 키워드를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고급차 ▲친환경차 ▲SUV 시장에서의 역량 강화를 주문할 전망이다.

미국 고급차 시장에 선보이는 제네시스 G80와 G90(국내명 EQ900)의 성공적인 안착은 물론, 친환경차 및 SUV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복안이다.

정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성공을 통해 미국 고급차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는 올해 8월까지 미국 중형 럭셔리 시장에서 역대 최대 점유율인 13.8%를 차지했다. 이에 지난 8월 론칭한 G80, 9월부터 가세할 최상위 모델 G90로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선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신차를 적극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올 하반기 중 미국 시장에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는 한편, 기아차는 K5(현지명 옵티마)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투싼, 싼타페, 스포티지, 쏘렌토 등 SUV 차종들의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미국 시장 점검을 마친 뒤 멕시코 누에보 네온주로 이동해 7일(현지시각) 예정된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 행사를 주관할 예정이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지난 2014년 10월 착공에 들어가 1년7개월여 만인 올해 5월 양산을 시작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달 3일부터 러시아와 슬로바키아, 체코의 현대·기아차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유럽지역 판매현황과 시장상황을 점검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에 흔들리고 있는 러시아와 유럽시장을 직접 챙기기 위한 행보였다.

정 회장은 현지에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럽 시장도 하반기에는 불안 요인이 확대될 것"이라면서 "지금껏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성장을 이어온 것처럼 앞으로도 해외 판매를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계기로 삼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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