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우의 세상이야기

[이코노뉴스=남경우 대기자] 연일 북한과 미국 사이에 벌어지는 무력시위가 가장 빈번히 오르내리는 뉴스다.

▲ 남경우 대기자

지난 3월 한미 양국은 키리졸브(KR)연습과 독수리(FE) 훈련 등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8월 내내 합동군사훈련(Ulchi Freedom Guardian, 약어 UFG)을 실시했다. 이에 대응하여 북한은 다양한 방식의 무력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 8월 진행된 UFG에서 세 대의 전략폭격기를 괌에 상시 배치하고 대북 선제 타격훈련을 공개적으로 진행했다. 북한은 이에 맞서 8월 22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인 SLBM을 발사했다. 김정은 등장 이후 북한은 각종 탄도미사일을 32발을 발사했고, 2016년 사이에 15발을 발사했다. 지구상에서 미국과 UN을 완전 무시하고 이렇게 쏴대는 나라는 북한이 거의 유일할 듯 하다.

미국은 핵을 보유하려 하면서 반미 성향이 있는 나라들 즉 리비아, 이라크, 이란 등을 가만 놔두지 않았던 것이 지난 역사였다. 특히 리비아의 가다피의 경우는 말년에 자국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음에도 미국은 트리폴리를 폭격함으로써 가다피 정권을 끝장냈다. 물론 이중 이란은 좀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했지만 대 이란 압박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반미국가들을 다뤄왔던 과거사에 비춰보면 진작에 평양을 폭격했거나 다양한 군사정치적 타격을 가했어야 한다. 하지만 북미간 휴전협정이 맺어진 이후 고강도 군사무력시위는 있었지만 결정적인 전쟁수준의 무력충돌로 비화하지는 않았다. 그런 가운데 북한의 전략무기시험 시위는 한미군사훈련을 이유로 계속되고 있다.

톱뉴스를 차지하는 북한 군사문제

연일 거의 톱뉴스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북미간 남북한 군사적 긴장을 이해하려면 우선 군사적 긴장에 동원되는 전략무기체계를 이해함이 필수적일 듯 하다. 특히 북한의 배짱(?)을 이해하려면 이에 동원되는 각종 전략무기와 이들이 함의하는 국제정치적 함의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군사전문가들은 전략무기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우선 전략무기란 상대가 나를 타격할 때, 상대를 동일 수준 혹은 이상의 수준으로 보복 타격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갖고 있는 무기를 말한다. 여기에 동원되는 무기들은 핵무기급 이상의 폭발력과 대륙을 오갈 정도의 장거리 폭탄 수송능력을 갖춘 무기여야 한다.

우선 폭탄으로는 비핵폭탄, 핵폭탄, 수소폭탄 등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비핵폭탄을 제외한 핵폭탄, 수소폭탄이 쓰인다. 다음으로 운송방식으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들을 수 있다. 탄도미사일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고 순항미사일은 비행기처럼 일정한 고도와 속도로 날아간다.

위와 같은 폭탄의 종류와 운송방식 그리고 발사 위치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되는데 우리가 흔히 기사에서 접하는 무기의 종류들이다.

첫째 지상 대 지상(흔히 지대지로 표현) 무기로 준중거리 이상(1000km이상)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보유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엔진제조능력과 폭탄제조 능력을 가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위성발사능력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능력은 같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장거리 미사일을 만들기가 어렵다. 왜냐면 마지막단계(최종 낙하시)시 고도의 마찰열을 견딜 수 있는 미사일 껍데기를 만드는 것이 고도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미국-북한 사이 만을 국한시켜보면 미국은 이미 전세계 어느 곳이든 때릴 수 있는 최강의 군사대국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본다면 미국 서부는 1만Km, 미국 동부는 1만4000km를 날려야 한다. 일본국방백서는 북한이 1만km를 날릴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았다. 이런 능력이 사실이라면 1만4000km를 날릴 수 있는 미사일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필자도 북이 이런 능력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판단한다. 만일 실제적인 제조능력이 없다면 ICBM을 거론하는 것은 외교적 제스쳐나 기만전술이 된다. 하지만 사실이라면 동북아 더 나아가 국제 군사정치지형을 바꿀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둘째 공중 대 지상(흔히 공대지로 표현) 무기인데 이는 미국의 B-52폭격기로 대변된다. 1945년 일본의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폭격기로 2차 대전의 종결자가 되었다. 핵무기 십 수 발을 탑재할 수 있는데, 이 정도면 평양을 거의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단점은 속도가 느려 최신식 지대공 미사일에 조기 격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미국이 평양을 향해 쏜다면 대략 제주 상공 정도에서 날린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북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폭격기가 제주상공 정도로 진입할 때 이를 격추시켜야 하는 과제가 된다. 북한은 이 전략폭격기는 없다. 돈도 많이 든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위협적인 무기다

▲ 최근 북한과 미국 사이에 벌어지는 무력시위가 갈수록 한바도의 긴장상태를 고조시키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조선중앙TV이 보도한 함경남도 신포 동북방 동해에서 실시한 SLBM 발사 현장. (사진=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셋째 해상대지상인데 이게 바로 핵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이다. 흔히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말한다. 물론 미국은 이를 확보하고 있고, 북한 또한 이를 확보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의 군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만일 북한 잠수함이 한 두 대 라도 살아남아 알래스카앞 바다나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에서 날릴 수 있다면 북한에게는 아주 위력적인 무기가 되며 미국과 한국에게는 위협적인 전략무기가 된다.

최근 문제되고 있는 북한의 SLBM이 이것이다. 이를 시행하려면 100m이상급의 원거리 작전이 가능한 핵잠수함을 운용하고 있어야 하는데, 북의 운용 여부는 현재 논쟁중이다. 북은 소련이 붕괴될 때 많은 잠수함을 헐값에 사드렸고, 이를 지속개량했다는게 정설이다.

넷째 항공모함을 들 수 있는데, 떠 다니는 전략기지다. 각종 비행기, 보조 함대를 거느리고 있고 막강한 무장력을 갖고 있다. 물론 공격용이다. 헌데 돈이 많이 드는 부담이 있다. 미국의 강력한 전략자산으로 세계적인 규모의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북한의 경우는 항공모함의 운용은 비효율적인 수단이 된다. 중국조차 힘겨운 실정으로 보인다. 방어적 억지력을 갖고자 한다면 미사일개발에 집중하는게 현명하다. 북한이 이런 경우다.

다섯째 최근 신무기라고 할 수 있는데, EMP(electronic magnetic pulse)탄, 전자기탄이라고 불린다. 그 군사적 효용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군사전문가들이 정리하고 있는 것은 이렇다. 지상 적당한 고도에서 강력한 폭발을 일으켜 자기장을 일으키고 종내는 전기적 작용을 일으켜 모든 전자장비를 무력화시키는 최신무기다. 비핵폭발과 핵폭발 두 가지가 있는데, 고에너지 폭발은 핵폭발일 수 밖에 없다. 일반 폭약으로는 고에너지 폭발을 일으키기 쉽지 않은 이유이다. 이것은 아주 가공할 무기로 소련이 가장 먼저 개발을 시작했다.

유관기술이 2000년대 중반 북한으로 흘러들어갔다는 것을 미국의 핵전문가 피터.프라이 박사가 미국 상원군사소위에서 증언했다. 만일 미국 항공모함 전대 50km 상공에서 터진다면 항공모함 및 탑재해 있는 모든 무기가 고철이 된다는 의미이다. 유튜브에서 보면 미국 상공 각각의 고도에서 EMP탄이 터졌을 때 어느 정도로 그 영향이 미치는지 미국지도 위에 그 범위가 표시된 동영상이 떠다닌다.

또 이 무기는 지상에 떠다니는 군사정보위성, 미사일정보위성을 스톱시키는 능력을 갖게 된다. 미국은 종합군사정보위성 3대, 미사일위성 3대를 운영하고 있는데, 동아시아 구역을 담당하는 것은 각각 한 대다. 유사시 북이 위성무기를 발사하여 이를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면 미국의 세계적인 군사운영을 즉각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대체로 이 다섯 가지를 전략무기라 부른다. 이것은 한가지만이라도 완전하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강력한 군사력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북은 대체로 지대지 장거리 미사일, 함대지 미사일, EMP탄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동아시아 특히 북한 발 핵위기와 미사일 위기의 근원이다. 이것은 다양한 정치적 외교적 함의를 유발한다. 지금 벌어지는 북의 미사일 쇼는 미국을 상대로 매우 공세적이다. 본질적으로 정치외교적 메시지를 강력히 포함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 핵, 미사일 문제를 남북문제로 좁히려 하고 북은 미-북 문제임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사실 북에서 제주도 까지는 500km에 불과하다. 남북문제로 한정한다면 사거리가 수천 km에 해당하는 중장거리 미사일이 필요 없게 된다.

전략무기에 대한 구조적 이해는 미북간, 남북간, 중미간, 미러간 동아시아의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군사정치문제를 이해하는데 통로가 될 것이다.

※ 남경우 대기자는 내일신문 경제팀장과 상무, 뉴스1 전무를 지냈으며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연구 모임인 북촌학당에 참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의 해법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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