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째 배후 못 찾은 스리랑카 연쇄테러, IS소탕의 ‘풍선효과’?

남영진의 청호칼럼 남영진 논설고문/행정학 박사l승인2019.05.23l수정2019.06.1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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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지난 4월21일 기독교의 부활절에 ‘인도양의 진주’라 불리는 스리랑카의 8곳의 교회와 성당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해 359명이 사망하는 사상 최악의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 남영진 논설고문

그런데 1달이 지난 지금까지 용의자가 9명이며 배후가 이슬람국가(IS)라는 정도만 알려졌고 정확한 배후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스리랑카는 우리에게는 ‘실론티’와 2차대전 후 미국이 인도와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를 원조한 ‘콜롬보플랜’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도가 콜롬보이다.

미국은 올해 초 시리아, 이라크에서 ‘IS 완전소탕’을 선언한 뒤 이란과의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이스라엘, 사우디 등을 동원해 ‘이란 죽이기’에 나서 페르시아 만에 다시 전운이 돌고 있다. 미국은 지난 몇 년간 지상군과 공군을 동원해 중동평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이라크, 터키지역의 쿠르드족과 연합해 IS소탕작전을 펼쳤다. 이 지역 거점도시인 라카, 팔미라, 모슬, 니네베 등을 거의 해방시켰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IS지도부는 아직도 건재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세력이 약화되자 중동을 넘어 예멘, 리비아 등 MENA(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은 물론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지역까지 토착 이슬람테러조직과 연계해 연쇄테러를 벌이고 있다.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부풀어 오르는 이른 ‘풍선효과’다. 테러가 중동지역을 벗어나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필리핀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스리랑카인 테러범 용의자 9명은 사회로부터 유리된 이른바 `외로운 늑대`들이 아닌 돈 많은 재벌가족이었다. 그중 2명은 이브라힘스리랑카의 대표적 향신료 수출업체인 `이샤나`그룹의 창립자인 이브라힘의 자녀와 며느리라는 점에서 토착세력과의 연계가 확실히 드러난다. 이브라힘의 아들인 일함은 스리랑카 자생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NTJ)에서 폭력의 필요성을 공개 표출해왔던 인물. 며느리 임사트는 공장 직원들과 가난한 지역 주민들에게 자선을 베풀어 존경받던 인물이다. 이들은 테러 후 스스로 목숨을 끊어 ‘성전’(聖戰)의 희생임을 확실히 했다. IS는 테러 1주일후인 4월29일 이 연쇄 테러가 시리아 바구즈 전투에서 목숨을 잃은 ‘동지들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IS는 특히 5년 만에 최고지도자 알 바그다디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조직의 건재를 과시했다. 알 바그다디에게는 현재도 알카에다의 수장이었던 빈 라덴과 같은 액수인 2500만 달러(약 290억원)의 현상금이 붙어있는 인물이다.

스리랑카테러는 10여 년 전 종전선언을 한 북부의 타밀족 반군에 의한 테러가 아니었음이 분명해졌다. 다민족·다종교 국가인 스리랑카는 인도와 함께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수십 년 간 내전이 반복됐다. 특히 다수를 차지하는 불교계 싱할라족과 소수인 힌두교계 타밀족간의 갈등은 피로 얼룩졌다.

스리랑카에는 대부분 불교도인 싱할라족 (74.9%)과 인도 남부에서 이주해온 힌두교도인 타밀족(11.2%), 스리랑카 무슬림(9.3%) 등이 섞여 살고 있다, 주민 대다수(70.2%)가 불교도이고 힌두교도(12.6%)와 무슬림(9.7%)과 기독교 신자도 7% 정도여서 민족·종교적인 갈등이 심했다. 북부와 동부에 있는 타밀족은 독립을 위해 ‘타밀호랑이’라는 무장조직을 이끌고 1983~2009년 정부군과 전투를 벌였다. 특히 2007~2009년 3년간 격화된 내전으로 7만 명 이상의 타밀반군이 사망했다.

이 기간 300만 명의 타밀족이 강제 억류돼 처참한 생활을 하다 10년 전인 2009년 휴전협정으로 고향으로 돌아와 지난 10년간 평화의 시대를 살았다. 평화분위기속에 스리랑카 경찰이 사전 테러 정보를 무시하다가 당한 것이라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 지난 4월 부활절날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3개 교회와 3개 특급호텔에 동시에 일어나 최소 16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 사진은 피해를 입은 성 안토니오 사원 내부. [콜롬보(스리랑카)=AP/뉴시스]

이번 테러소식을 접하고 처음에는 타밀반군의 공격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테러대상이 정부군이나 불교사찰, 불상이 있는 성지가 아니라 성당과 교회였다는 점에서 민족적인 갈등보다는 이슬람교도의 기독교에 대한 종교적 테러인 셈이다. 기독교의 최대 기념일인 부활절 미사와 예배시간에 유럽출신의 외국인을 주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스리랑카의 민족·종교적인 갈등에다 IS와의 연계가 극단적인 연쇄 테러살인 사건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폭탄테러 후 지난 1달간 스리랑카는 관광객 급감은 물론 가짜뉴스의 범람으로 사회혼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스리랑카 국내 총생산(GDP)의 5%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스리랑카 증시 지수도 폭탄 테러 직전인 4월18일 이후 현재까지 6% 가량 하락했다. 조금씩 외국인 투자자들이 조금씩 돌아오지만 올해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예상한 3.6%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2%였다.

테러이후 소셜 미디어를 통한 가짜뉴스 때문에 사회 혼란과 종교 갈등이 조장되고 있다. 스리랑카 당국이 소셜미디어(SNS)를 수차례 차단했지만 폭탄 테러와 관련한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특정 종교에 대한 분노 및 혐오감을 조장하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지난 12일 해안도시 칠라우에선 이슬람 사원에 기독교인들이 난입한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던 네곰보에서 이슬람 신자들과 기독교 신자들이 충돌하기도 했다.스리랑카 정부는 4월21일 연쇄폭탄 테러 이후 9일 동안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접속을 막았다. 이어 폭력 사태가 발생하자 5월 13일에도 이들을 차단했다. SNS를 통한 가짜뉴스의 범람이 테러의 ‘풍선효과’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경쟁과 러시아, 유럽까지 합세한 중동의 IS소탕전, 그리고 시아파 이란과 수니파 사우디와의 갈등이 SNS망을 통해 확산되면서 테러가 중동과 페르시아만을 넘어 전 세계로 번져가고 있는 양상이다.

 

※ 남영진 논설고문은 한국일보 기자와 한국기자협회 회장, 미디어오늘 사장, 방송광고공사 감사를 지내는 등 30년 넘게 신문·방송계에 종사한 중견 언론인입니다. [이코노뉴스]
남영진 논설고문/행정학 박사  kumbokju03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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