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이종수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러시아공장에 이어 슬로바키아에 있는 기아차 유럽공장을 방문,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슬로바키아 질리나시에 있는 기아차 유럽공장을 찾아 "지금껏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성장을 이어온 것처럼 앞으로도 해외 판매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계기로 삼자"고 강조했다.

▲ 정몽구 회장이 슬로바키아에 있는 기아차 유럽공장을 둘러보며 담당 임원들과 생산 품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이 이만큼 성장한 데에는 해외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이 지금 경쟁력의 기반이 됐다"며 "앞으로도 해외사업장의 수익성 창출을 바탕으로 연구개발과 브랜드 제고 등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적극 활용함으로써 회사 전체가 지속 성장해가는 원천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럽 시장도 하반기에는 불안 요인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상황은 우리만의 어려움이 아닌 자동차 산업 모두의 어려움이다"라며 "미래를 선점해 일류 자동차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하반기 유럽자동차 시장이 여러 악재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경쟁력 있는 현지 전략형 신차와 친환경차, SUV를 앞세워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판매 호조세를 지속 이어가야 한다"며 "전 세계 시장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유럽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생산라인을 두루 둘러보며 자동차 품질을 꼼꼼히 점검한 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과 유럽법인 주재원 부부를 초청해 만찬을 주재하며 이들의 사기를 북돋는 자리도 가졌다.

현지 전략형 모델 소형 MPV '벤가', 준중형 해치백 '씨드', 지난해 11월부터 투입한 신형 '스포티지'를 생산하는 기아차 유럽공장은 올해 총 33만5000대 이상을 생산할 계획이다. 상반기 생산량은 17만8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정 회장이 이처럼 유럽 자동차 시장을 직접 찾으며 고삐를 죄고 있는 이유는 유럽 시장의 전략적 중요도를 높이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브라질, 러시아, 아중동 시장 수요가 줄고 있는 가운데, 유럽 자동차 시장은 올해 상반기 9.1% 성장하는 등 중국, 인도와 함께 올해 중요한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 영향 등으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수요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유럽에서 현지 전략형 신차와 친환경차, SUV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오는 9월 신형 i30를 유럽 시장에 처음 공개하고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지난 2011년 2세대 모델을 출시한 이래 5년 만에 선보이는 3세대 신차다.

기아차는 유럽 전략형 모델인 'K5 스포츠웨건'을 내달부터 유럽 시장에 출시한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올해 처음 하이브리드를 유럽에 출시하고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전기차'의 풀 라인업을 구축, 유럽 친환경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계획이다.

하반기부터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니로 하이브리드를 판매하기 시작한다.

유럽에 불고 있는 SUV 열풍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투싼과 스포티지 등 SUV 판매 경쟁력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러시아, 슬로바키아 공장 점검에 이어 체코의 현대차 유럽공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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