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준비, 지자체와 중소기업 참여도 필요하다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l승인2019.04.22l수정2019.04.2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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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 기대를 모았던 북한과 미국의 베트남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실패하면서 남북경협에 대한 전망이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

▲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

북한과의 경제협력은 국제적, 정치적으로 많은 도전과 어려움이 존재하겠지만 만일 본격화된다면 투자확대, 일자리 창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모두 공감하는 사실일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에 따르면 향후 30년간 남북경협의 경제적 효과는 170조원이라고 추정한다. 실제로 경제적 효과가 얼마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침체한 실물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우리 입장에서는 남북경협이라는 호기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북•미가 극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순간이 언제라도 올 수 있으므로 항상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남북경협이라고 하면 대륙을 잇는 남북 철도와 도로의 연결, 개성공단, 지하자원 개발과 금강산 및 백두산 관광, 북한 전역의 각종 인프라사업 등이 우선 거론되고 있으며 이러한 사업들은 중앙정부와 대기업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대기업 못지않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지방정부와 중소기업의 남북경협 모델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지방정부, 중앙정부 못지않은 남북경협의 중요한 참가자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접경지역, 서해와 동해의 수출항 등에 경제개발특구 같은 것이 요구된다. 이러한 특구들은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한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러한 거점도시를 개발하는데 있어 한국의 지방 도시들은 훌륭한 모델이 될 수 있는데 경기도 성남시를 한 예로 들어보자.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제공

북한의 거점도시 후보 중 내륙에서 단연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도시는 평안남도 도청소재지로서 평양에서 북쪽으로 약 28km 떨어져 있는 평성(平城)이다.

평성은 남북철로를 잇는다면 평양을 거쳐 중국으로 향하는 라인에 위치하여 있고 북한에서도 평양의 위성도시로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신흥 개발도시이다.

남북경협의 과제로서 평성이라는 거점도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는 성남시가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남한산성의 남쪽에 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성남(城南)은 평양(平)의 북쪽을 지키는 성(城)이란 뜻으로 지어진 평성과 이름부터 닮은꼴임은 물론 수도 중심부로부터 가깝게 위치하고 있어 도시의 기능과 특성이 매우 유사할 수밖에 없다.

▲ 평성시 개요/한국민족문화대백과 제공

서울의 무허가 건물과 인구과잉을 해결하기 위한 소외계층의 집단적 이주에서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성남은 분당신도시 개발과 함께 판교 테크노밸리(TV)를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기술(BT)의 첨단지식기반서비스업의 메카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축적된 성남의 신도시 개발과 산업진흥의 노하우 및 경험들은 평성의 도시개발 성공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북한의 대표적인 과학도시로 성장하는 평성시와 교류해 첨단산업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평성의 첨단기술개발구는 판교와 유사한 면이 많은 지역이다. 특성이 비슷한 남북한의 도시 간 교류를 통해 남북 공동번영의 꿈은 더 가깝게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중견•중소기업 컨소시엄의 참여 기회 부여

남북경협의 의미는 같은 민족으로서 남과 북 경제발전이라는 당위성 외에도 이를 통하여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과 격차 해소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을 우선적으로 참여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 중 60%가 북한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북한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자본 확보나 위험관리 등의 한계가 예상되는 만큼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진출하고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모빌리티 공유서비스로 부족한 도로와 운송수단을 보완

▲ 모빌리티 공유서비스

과거 개성공단이 정상 가동됐을 당시에 공단 확충을 거론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 근로자 확보 문제였다. 도로망과 운송체계의 부족으로 개성 바깥에 거주하는 북한 근로자들의 사업장 출퇴근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북한의 도로 교통망을 대폭 확충하는 것은 많은 자본과 함께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 문제는 모빌리티 공유서비스 사업을 통하여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자동차는 물론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등 점차 확산되는 모빌리티 공유를 통하여 이동의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사회간접자본이 부족한 북한의 실정을 감안하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성남과 인천에서 전기자전거 공유서비스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앞에서 예를 든 평성은 85%가 농경지로서 성남과 유사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성남에서의 사업시행 경험은 북한에서 모빌리티 사업을 도입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성남에는 대기업 계열인 카카오모빌리티 외에도 디에스피원, 바틀테이스트, 카찹과 위모빌리티 등 모빌리티 운영 및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등 많은 중소벤처기업들이 소재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컨소시엄은 북한에도 각종 모빌리티 공유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 주체이다.

미래지향적인 방식으로 진행하여 남북경협의 성공을 기원

▲ 지난해 12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진행된 '동•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남북 관계자들이 궤도 체결식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뉴시스

모빌리티 공유사업 외에도 인터넷망 확충과 함께 전자결제와 우선적으로 제재완화가 거론되는 메디-바이오산업, 문화와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남북경협을 위한 지방정부와 중견•중소기업의 참여를 기획할 수 있다.

첨단산업을 통한 경제발전은 남이나 북이나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목표이다. 대규모 인프라사업에 집중하거나 북한의 인건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경공업과 노동집약적인 산업 중심으로 북한과의 경협을 고려하는 것은 북한도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다.

북한과의 협력사업은 북한의 참여 의지와 수준을 감안하여 단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단계적인 추진과정에서 일방적인 지원의 성격보다는 상호 협력하여 남북 모두에 이득이 되는 상생의 모델을 기본으로 하여야 한다.

이러한 상생의 모델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가진 지역경제, 지역 기반의 산업진흥 노하우와 경험은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인력난과 판로확보에 애로를 겪는 중견, 중소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으므로 정부가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고 북한 진출의 토대를 사전에 잘 준비한다면 남북경협은 우리 경제에 제2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성남시만 언급하였지만 남북한 도시 간 특성을 감안하여 지자체가 참여하는 남북경협 모델은 향후 소개할 예정이다.

※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을 지내는 등 증권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다양한 직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입니다.

박 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은 투자자의 성공뿐만 아니라 나라의 경쟁력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달려 있다면서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온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  bhpark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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