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주의 Money Talk

[이코노뉴스=이민주 버핏연구소 대표] 워렌 버핏의 젊은 시절 투자 활동을 기록한 책의 번역을 최근 끝냈다.

이 책은 <워렌 버핏의 기본 원칙들>(Warren Buffett's Ground rules)이라는 제목으로 올해말 출간된다.

▲ 이민주 버핏연구소 대표

버핏의 '젊은 시절의 투자 활동'이란 1956년부터 1969년까지의 13년을 말한다. 1956년, 당시 26세이던 버핏은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운영하던 「그레이엄 앤 뉴먼사」(Graham & Newman)를 그만두고 고향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로 돌아왔다.

그리고 곧바로 지인들의 자금을 모아 파트너십(Partnership·일종의 투자 조합)을 만들어 1969년까지 13년 동안 운용했다.

이 시기 버핏의 성과는 놀라울 정도이다. 13년 동안 버핏은 연평균 29.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당시 버핏을 믿고 1억원을 맡겼다면 13년 후에 22억2,400만원으로 불어나 있었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이 시기에 버핏의 투자 실력을 믿고 돈을 맡긴 지인들은 모두 부자가 됐다.

버핏은 여기서 힘들 얻어 1969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본격 경영에 나서 이 회사를 세계적 우량 기업으로 키울 수 있다.

▲ <워렌 버핏의 기본 원칙들>

젊은 시절의 버핏이 실제로 어떻게 투자했는지가 그간 나는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가 이 시기에 자신이 투자한 주식을 일반 투자 주식(Generals), 워크아웃(Workout), 경영참여주식(Controls)의 3가지로 나눠 각각 다른 방식으로 운용했다는 사실은 흥미로웠다.

일반 투자 주식이란 우리가 흔히 '주식 투자'라고 말할 때의 주식을 말한다. 싸게 사서 적정 주가에 도달하면 매도하는 주식이다.

그런데 이 것말고 버핏은 수익은 낮지만 리스크가 사실상 없는 주식이나 투자 상품을 매입해 수익을 내는 워크아웃을 활용하기도 하고, 아예 회사를 통째로 매입해 경영을 장악해 회사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경영참여주식을 운용하기도 했다

그간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사실을 버핏이 직접 쓴 투자 노트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

그런데 나에게 한 가지 더 인상깊은 사실은 그의 젊은 시절의 '열정'이었다. 이 책에 수록된 투자 노트를 보면 우선 분량이 압도적이다.

▲ 워렌 버핏/[오마하=AP/뉴시스 자료사진]

이 책에 나오는 버핏은 '나는 쓴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 정도 분량의 노트를 기록하려면 하루종일 주식만 생각해야 했을 것이다(무언가를 쓴다는 것은 대단한 노력을 필요로 하다).

이 책을 보면 시간이 날 때마다 자신이 과거에 기록한 투자 포인트가 여전히 유효한지를 체크하는 젊은 날의 버핏을 엿볼 수 있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종목을 매입하고 나서 그것을 왜 매입했는지를 기록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노력이 뒷받침되니 투자의 성공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그는 자신의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버핏은 12세에 가족들에게 "나는 35세 이전에 백만장자가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오마하에서 가장 높은 빌딩에서 뛰어내릴 것이다"라고 선언했는데, 열정과 노력이 뒷받침돼 있었기에 이런 '호언장담'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그는 30세에 이 목표를 달성한다)

혹자는 버핏의 성공은 '타고난 재능' 덕분이라고 말한다. 억세게 '운 좋은 투자자'라는 평가도 있다. 물론 이 말도 완전히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뛰어난 재능을 가졌고, 비교적 유복한 집안에서 좋은 교육을 받았다. 그렇지만 열정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버핏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도 사실이다. 개개인의 성공의 과정은 복잡해보이지만 원리는 단순한 것 같다.

※ 이민주 대표는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I.H.S 버핏연구소를 설립해 한국의 대표적인 투자교육 및 기업교육 전문회사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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