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는 동전의 양면?…‘서울평화상’ 모디 인도 총리, ‘총선’의식 파키스탄 공습

남영진의 청호칼럼 남영진 논설고문/행정학 박사l승인2019.03.11l수정2019.03.2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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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전쟁과 평화’는 동전의 양면? 불안한 세계평화다. 지난2월22일 나렌드라 모디(68) 인도 총리가 한국을 국빈 방문해 문재인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제14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한뒤 귀국하자마자 분쟁지역인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를 전격 공습했다.

▲ 남영진 논설고문

이에 파키스탄도 F-16을 발진시켜 인도 공군기 2대를 격추하고 폭탄을 투하하는 등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모디 총리는 서울평화상 수상연설에서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사상을 강조했다.

모디총리는 베트남 하노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전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가자마자 테러보복의 명분으로 정상회담 하루전인 26일 선제 공격을 단행했다. 세계의 이목이 하노이에 쏠려 있던 때였다. 바자이 고칼레 인도 외교장관도은 “2월 26일 오전 3시 30분경 인도 전투기가 파키스탄 테러리스트 캠프에 폭탄을 투하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인도의 파키스탄 공습은 1971년 3차 인도-파키스탄 전쟁 이후 48년 만이다.

핵보유국끼리 이렇게 이틀 동안 공습을 주고받은 일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국제사회를 초긴장시켰다. 실제로도 인도 전투기가 사실상의 국경인 통제선을 넘은 것은 방글라데시의 독립을 촉발한 1971년 제3차 인도-파키스탄 전쟁 이후 처음. 이에 맞서 파키스탄군이 인도공군기 12대 중 2대의 전투기를 격추시켜 조종사 1명을 생포하는 등 승전분위기였기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만류해 더 이상 확전은 안됐다.

인도는 지난 2월 15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파키스탄 테러단체에 의해 폭탄 테러가 발생해 무장경찰 46명이 사망한 데 대한 보복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도 언론과 야당에서는 한 달 뒤에 있을 총선용으로 ‘안보’이슈를 써먹었다고 지적했다. 각국의 전문가들도 양국 간의 정치적 쇼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인도 공군기가 파키스탄 국경을 넘어 국제적 우려를 자아냈다. 1999년 인도·파키스탄 전쟁 때도 인도군이 국경을 넘지는 않았다.

현재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모디 총리가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파들에게 선명성 강조를 위한 공격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추락한 인도의 공군조종사가 체포돼 망신을 당했으면서도 실제로 양국이 전면전으로 확전되지는 않았다. 파키스탄 역시 국제금융기구(IMF)와 구제금융 협상할 정도로 경제가 악화된 상황에서 전면 대응하기는 힘들어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도 "양국이 모두 전쟁을 피하기 위한 길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었다.​

이번 도발은 그간 힌두교 원칙주의자 모디(68)총리의 행보를 보면 크게 이상하지 않다. 모디 총리가 2002년 인도 구자라트주에서 힌두 극우세력이 무슬림 수천 명을 살해했던 비극에 책임이 있다고 국제사회에서 반인권적 정치 지도자로 알려진 인물이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러시아의 푸틴 등 ‘스트롱맨’들인 강대국 지도자의 하나라고 알려져 왔다.

▲ 인도인민당 당원들이 지난 2월 15일(현지시각)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령 카슈미르주 스리나가르에서 발생한 경찰 버스 자살폭탄 테러에 분노해 파키스탄을 상징하는 허수아비를 불에 태우고 있다. [뭄바이=AP/뉴시스]

2002년 인도 구자라트주에서는 성지순례를 다녀오던 힌두교도 59명이 열차 화재로 숨졌다. 이 테러가 이슬람교도의 방화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힌두교도들이 이슬람교도를 2천명 이상 학살하는 사태가 있었다. 모디총리가 당시 주 총리이자 힌두민족주의 단체인 '민족봉사단'(RSS) 단원이어서 이 학살을 방관하거나 조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정부는 그가 이 사건과 관련성이 있다며 2005년 미국 입국 비자를 거부했고, 영국과 유럽연합(EU)도 그를 외교상 기피 인물로 지정한 바 있다. 같은 이유로 모디 총리가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2월 26일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아디·국제민주연대·난민인권센터 등 한국의 26개 인권평화단체가 서울 송파구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는 전두환이 평화상을 받은 꼴"이라며 평화상 시상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마치 전두환에게 1980년대 경제호황으로 국민 삶을 개선했고 서울올림픽 개최권 확보로 세계평화에 공헌했다는 이유로 평화상을 주는 꼴이라고 비꼬았다. 이들은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 개최도시의 이름을 딴 평화상이 전두환에게 수여됐다면, 한국 시민들은 깊은 모욕감과 분노를 느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모디 총리의 수상은 서울평화상의 역대 수상자들에게도 심각한 결례"라며 모디 총리에 대한 수상 결정 취소와 수상 심의위원 전원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모디 총리가 치적으로 내세우는 인도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기업을 위한 자유로운 해고와 노동조합 탄압이 자리 잡고 있으며, 모디 총리 비판글을 SNS에 올리면 체포당하는 등 시민사회에 대한 탄압이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하면서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되면서부터 카슈미르는 분쟁의 불씨였다. 카슈미르지역이 인도령 카슈미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로 분리됐다. 카슈미르 북쪽은 중국과의 영토분쟁을 겪고 있다. 당시 힌두교인들은 인도로, 그다음에 무슬림 쪽은 파키스탄을 택했다. 그런데 이 인도령 카슈미르는 특이하게도 지도층은 힌두교였고, 국민 다수는 이슬람이어서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었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는 파키스탄정부로부터 거의 독립국 지위를 부여받았다. 때문에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의 대부분 주민인 이슬람교도들도 인도 정부에게 카슈미르 지역에 파키스탄처럼 독립을 시켜달라며 요구하고 있다. 인도는 무슬림이 대부분인 카슈미르에 독립적인 위치를 허용하면 결국 파키스탄으로 합치거나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와 합쳐 또 다른 무슬림 독립국 카슈미르가 탄생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다행히 파키스탄이 ‘평화의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이번엔 확전되지 않고 넘어갔다. 그러나 두 나라간의 종교적 갈등과 영토를 둘러싼 정치 군사적 대결은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다. 한반도에도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싸고 미국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두 나라가 평화로 복귀했지만 핵무기를 보유한 ‘공포의 균형’이다. 인류의 평화가 몇 명의 강대국 지도자들의 판단과 손끝에 좌우되는 ‘벼랑 끝’에 걸려 있는 것이다.

 

※ 남영진 논설고문은 한국일보 기자와 한국기자협회 회장, 미디어오늘 사장, 방송광고공사 감사를 지내는 등 30년 넘게 신문·방송계에 종사한 중견 언론인입니다. [이코노뉴스]
남영진 논설고문/행정학 박사  kumbokju03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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