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급증한데다 부동산시장 둔화 우려 높아져...은행 대출 더욱 힘들어질 듯

[이코노뉴스] 은행들의 가계대출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부동산시장이 둔화되면서 은행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담보 대출금의 상환이 삐걱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은행들의 대출관리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앞으로 가계나 기업은 앞으로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의 대출창구 모습./뉴시스 자료사진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에서 평가한 2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28로 전분기(22)보다 6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13) 이후 4분기 연속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13년 1분기(28) 이후 3년1분기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신용위험지수는 국내 15개 은행의 여신업무 담당 책임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지수화(기준치 0, -100~100)한 것으로 지수가 높을 수록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가계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가계소득보다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불어나면서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과 카드사, 백화점 할부 등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신용은 1207조원으로 1년 전보다 121조7000억원(11.2%)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가계에서 내는 세금 등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순처분가능소득은 837조2000억원으로 41조4000억원(5.2%) 증가에 그쳤다. 소득 증가율이 부채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가계 순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신용은 144.2%로 전년(136.4%) 보다 7.8%p 늘었다. 가계가 1년간 처분가능한 소득을 몽땅 빚 갚는 데에 써도, 44%는 갚지 못한다는 얘기로 빚 상환 부담이 1년 전보다 더 커졌다는 얘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 경기가 둔화된 것도 은행들의 가계 신용위험 전망에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가계대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담보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모두 7115건으로 지난해 3월(1만2975건)보다 5860건(45.2%) 떨어지며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신용위험을 우려하는 은행들이 많은 탓에 가계대출 문턱은 2분기에도 여전히 높을 전망이다.

특히 2분기 은행들의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1분기(-19)와 같은 -19로 지난해 4분기부터 마이너스를 지속했다. 마이너스로 갈수록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는 은행들이 완화하겠다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다만 가계일반자금 대출태도는 -3으로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며 강화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전분기(-9) 보다는 폭이 축소됐다.

한은은 "가계 주택자금의 경우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이 본격 시행되면서 만기연장 조건 강화, 분할상환 유도 등 전분기와 같은 높은 수준의 강화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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