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통계 집계이후 최대 99.2조원...고령화와 경기침체로 소비심리 위축된 탓

지난해 경기침체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 가계가 씀씀이를 줄여가며 저축, 연금 등으로 모아놓은 여유자금이 무려 1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가 경기침체와 불확실한 미래에 씀씀이를 줄여 쌓아놓은 여윳돈이 100조원에 육박했다. 사진은 올들어서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썰렁한 로데오거리./뉴시스 자료사진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15년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 규모는 99조2000억원으로 전년(93조5000억원)보다 6.1%(5조7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8년이후 역대 최대치다.

자금잉여는 예금과 보험, 연금, 펀드 등에 넣어둔 자금운용(226조9000억원) 금액에서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인 자금조달(127조6000억원)을 뺀 것이다.

가계 잉여자금은 2013년 89조6000억원, 2014년 93조5000억원 등 갈수록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가계의 여유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고령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가계가 지갑을 닫으며 지출보다는 저축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상황은 통계지표에도 그대로 반영돼 지난해 평균 소비성향은 71.9%로 지난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금운용 중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현금 및 예금규모는 106조7120억원으로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특히 단기저축성 예금은 22조5120억원, 장기저축성예금은 20조860억원으로 집계됐다.기업(비금융법인)은 공기업 경영효율화 등의 영향으로 자금부족 규모가 15조원으로 지난해(30조50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기업의 자금조달(빌린 돈) 금액은 2014년 12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07조1000억원으로 19조7000억원 줄어들었다. 기업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빌린 돈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의 자금 운용(굴린 돈)은 92조원으로 전년보다 4조2000억원 줄어들었다.

 

지난해 일반정부의 자금잉여 규모는 22조3000억원으로 지분증권과 투자펀드를 중심으로 운용액이 늘면서 전년보다 3조3000억원 늘었다. 경제주체(금융부문·국외 제외)들의 금융부채는 4713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91조3000억원 증가했다. 금융자산은 6834조4000억원으로 514조7000억원 늘었다. 이중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1422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6조6000억원 늘어나 정부와 기업에 비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금융자산 증가액도 278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중은 2.23배로 전년(2.24배)보다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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