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3천명이 운집하는 e스포츠 대회…“아 맞다 셧다운 당하는데 헐”

이현우 텍사스A&M대학교 교수 l승인2018.11.30l수정2018.11.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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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이현우 텍사스A&M대학교 교수] “아 맞다 셧다운 당하는데 헐”

게임유저라면 이 발언이 언제 나왔는지 기억할 것이다.

▲ 이현우 교수

이는 2012년 ‘아이언스퀴드’ 국제게임 대회에 참가한 이승현군이 스타크래프트II 2세트 경기도중 채팅창에 남긴 말이다. 해외 중계 캐스터와 관중들은 셧다운이 무엇인지 부터 궁금해했고, 인터넷 상에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을까?

일단 e스포츠는 명실상부하게 스포츠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분야가 되었다.

수많은 프로 스포츠 구단(뉴욕 양키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 등)과 명예의 전당 센터 샤킬 오닐과 유명한 디제이인 스티브 아오키 등 다양한 셀러브리티(Celebrity)들이 e스포츠 팀의 구단주로 나서서 투자하고 있으며, 미국 20개 이상의 대학에서 e스포츠 팀을 운영하고 있고 몇몇 대학은 정식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알리바바의 자회사로 알려진 알리스포츠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나섰다.

세계 각국의 e스포츠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외 선수들을 끌어들여 WESG(World Electronic Sports Games)와 같은 대회를 유치하고 있다.

이때 각 도시와 제휴를 맺어 대회를 유치하고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학교건설 및 e스포츠 관련 창업지원을 통해 시장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중국 정부 또한 국가 차원에서 지원과 발전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여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철저하게 풀뿌리에 기원한 자율시장을 형성해 나아가고 있다 볼 수 있겠고, 중국은 민관의 협력으로 복합적인 문화 산업을 기획하고 있다 볼 수 있다. 자명한 것은 각종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과 e스포츠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브랜드 관리 측면에서 보면 각 스포츠 구단과 셀러브리티 그리고 알리바바와 같은 회사들이 현재 e스포츠를 통한 브랜드 연상 작용을 기대하고 있을 만큼 e스포츠가 성장했다.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인 EA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결승전 경기가 열린 지난 8월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가 대형TV를 통해 생중계 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 자료사진】

이때 각 주체가 상생하며 시장을 개척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판 커리를 응원하는 세계 각국의 팬들이 골든 스테이트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팀에 관심을 갖게 될 수 있고, 골든 스테이트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팀의 팬들이 모기업인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미 프로농구(NBA) 팀에 애착을 형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선 셧다운제는 아직도 유효하다. 청소년보호법 제26조 1항에 의거하면 “인터넷 게임의 제공자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 게임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 부모선택제로 전환시킨다고는 하지만 이미 수많은 청소년들이 부모나 형제자매의 명의로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는 현실에서 그 실효성이 비판 받고 있다.

MBC게임 등 과거 e스포츠 종주국임을 자처하던 시절의 많은 방송 채널들이 폐국하거나 전환되었고, 스타크래프트가 유행하던 시절 잘나가던 프로리그와 팀들은 예전의 팬덤을 잃어가고 있다. 현대의 게이머들은 케이블 방송보다는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e스포츠를 시청하고 있으며, 스타크래프트 말고 다양한 게임들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게이머들의 수준은 여전히 세계 정상급이다.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은 스타크래프트II와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수상하였고, 해외 e스포츠 팀들의 전지훈련 장소로 꼽히고 있다.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린 지난 8월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들이 모여 생중계되는 e스포츠 종목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 자료사진】

이 상태라면 선수육성이나 트레이닝 제공과 같은 시스템 구축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e스포츠 종주국임을 자처하던 과거에 비하면 그 입지가 많이 좁아진 것이 사실이다.

과거 우리가 e스포츠 프로리그를 형성하고 게임채널을 만들 때 해외토픽 정도로 우리나라를 바라보면 국가들이 이제는 우리보다 더 발 빠르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한 예로 2017년 폴란드 카보비체에서 열린 IEM(Intel Extreme Masters; 인텔 후원) 세계 챔피언전에는 17만3천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2004년에 부산 광안리에서 무료로 스타리그를 지켜본 우리나라 역대 최다였던 10만 명의 관중들과는 다르게 유료관람객으로서 17만 이상의 팬들이 모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게임채널과 기업이 힘을 합쳐 스타리그를 형성한 것이 고정된 인프라 안에서 판을 형성한 것이라면, 최근 e스포츠계의 인프라는 틀을 벗어난 유동적인 아이디어 교환과 융복합적인 협력을 통해서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스포츠 팀과 팬의 관계도 물리적인 환경을 벗어나 형성되고 있으며, 게임 개발사와 대회 프로모터가 일치되면서 게임 패치 마다 대회 성격이 바뀌는 다이나믹한 시장이 형성되었다.

▲ 서울 마포구 서교동 Z:PC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함께하는 스타크래프트 PC방 파티'에 참석한 스타크래프트 II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그래도 아직은 우리나라가 e스포츠 관련 저변과 인프라에 앞서 있으며, 각 게임 개발사들도 게임을 출시할 때 한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왕년에 스타크래프트 스타들은 지상파 방송 뿐만 아니라 유튜브 채널이나 아프리카TV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여러가지 상황을 막론하고 우리가 지금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영광을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남길 것인지, 다시 한 번 선도적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할 것인지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하는 기로에 서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코노뉴스]
이현우 텍사스A&M대학교 교수   hwlee@tam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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