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와 롯데카드가 자금세탁 우려가 있는 고객을 분류하는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하나카드는 자금 세탁 가능성이 있는 국가 고객을 낮은 위험 고객으로 분류했고, 롯데카드는 의심 거래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할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진행한 고객·자금세탁 위험평가 결과, 시스템이 위험 수준을 적정하게 반영하지 못했던 하나카드는 개선 1건, 롯데카드는 개선 2건의 제재 조치를 받았다.

금감원의 자금세탁 위험평과 검사 결과, 하나카드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비협조국가인 이란 국적 고객 일부를 저위험 고객으로 분류했다.

롯데카드는 자금세탁 위험평가에 모든 여신전문금융 업무 관련사항에 대한 의심거래 추출 기준을 반영하지 않았고 실효성도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두 회사는 또 고객위험평가 모형에도 귀금속 판매상, 대부업자, 카지노 사업자, 환전업자와 같은 고위험 직업을 누락해 고객 위험도를 적정하게 판단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카드회사에서 일어나는 자금세탁은 법인고객이 선불카드를 이용해 수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일어난다.

자금세탁 위험평가가 제 기능을 못 할 경우 빈번하게 선불카드를 통해 자금을 빼돌릴 우려가 있는 고위험 고객을 사전에 잡아내기 어렵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두 회사의 내부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며 "가중치 계산이 아닌 상수처럼 처리해 바로 고위험 고객으로 분류해 반영하는 방식으로 조정토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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