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폭락 ‘패닉’…외국인 역풍 견디는 ‘증시 체질 개선’ 나서야

기업은 쌓아둔 유보금(현금) 풀고, 국민연금은 시장의 버팀목 역할 해야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l승인2018.11.12l수정2018.11.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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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금년 들어 우리 주식시장은 급락 후에 박스권이 형성되는 계단식 하락을 반복하면서 연초대비 20% 하락하고 있다.

▲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1차 하락은 미국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 2차 하락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유발되었다면 10월의 3차 하락은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이렇게 시장이 급락하면 투자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되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게 된다.

지난달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이러한 증시폭락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글이 쇄도하였다. 그러자 정부는 증시안정자금 5000억원을 운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그러고도 2000선이 무너지자 비상계획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주식투자와 무관한 이들은 자본시장 체제에 따라 움직이는 주식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왜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느냐고 반발하며 청와대 청원을 올려놓고 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을 요구하는 측이나 반대하는 측 모두 자기 이익에 따라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이러한 요구에 대해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 정부 역할은 인위적인 증시 개입보다 시장의 체질강화 위해 노력하는 것

현재 시장을 끌어내린 주요 악재들은 모두 대외변수들이고 우리 증시는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투자자에게 거의 완전히 개방되어 외풍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뉴시스

시장 규모면에서도 세계 13위 거대 시장으로 성장한 우리 국내 주식시장은 시가총액이 1800조원에 육박한다. 이런 시장을 겨우 5000억원으로 시장개입을 통해 부양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기란 힘들다.

정부는 일부 언론과 여론에 따라 움직이기보다 장기적으로 해야 할 역할을 수행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 주식시장은 체질이 강하지 못하다. 외국인투자자에 의해 시장이 좌우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시장의 체질 강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지만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할 두 가지를 필자는 제안해 본다.

◇ 회사에 쌓아만 두는 현금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활용해야

첫 번째는 기업들로 하여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돈을 투입하여 주주이익환원율을 제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배당이 투자의 중요한 동인이 된다면 장기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 ※ 주주이익환원율 = (배당 + 자사주매입) / 순이익

일시적 주가 급락은 배당투자자에게는 배당수익률을 올리는 매입기회이고 자사주매입의 경우 저가 매수기회가 되어 외국인투자자의 이탈에도 완충작용을 통해 시장의 변동성이 낮아지게 된다.

이런 주장의 기저에는 국내 상장기업들이 현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으며 이렇게 보유한 현금을 투자에 활용할 것으로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788개의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기업들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206조원에 달하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상장기업들은 주주를 위한 배당과 자사주매입에는 매우 인색해 왔다. 배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미국을 제외하고 거의 꼴찌 수준으로 배당수익률로 계산하면 2% 초반이다.

그런데 미국은 배당 대신 순이익을 자사주매입에 활용하는 비중이 50∼70%에 달해 실질적으로 주주에게 제공하는 혜택인 주주이익환원율로 보면 한국보다 4∼5배나 높다.

국내기업의 배당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과거 고성장 시절에는 재투자하여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기대하여 저배당에 대해 양해가 가능하였지만 투자하지 않는 현금은 배당과 자사주매입과 같이 주주에게 환원하여야 한다.

계속적으로 회사 내부에 유보하고 쌓아만 둔다면 자본주의 순환구조상 문제점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대리인 비용(Agency Cost)이라고 한다. 소수 지분만 가진 오너 경영진이 회사의 현금성 자산을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유가증권시장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을 1%포인트(p) 올리면 외국인투자자 지분을 제외하고도 약 12조원이 국내에서 유통될 수 있다. 늘어난 배당금은 주식매입에 활용될 수 있으며 소비 진작도 가능한 선순환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기관투자자는 시장의 버팀목이자 대주주로서의 역할 수행해야

둘째는 국내 시장에서의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기관투자자 중 장기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에 대해서는 공적 기금을 운용하는 곳이니만큼 정부가 이들의 운용 정책과 가이드를 제시해 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외국인투자자의 이탈로 시장이 출렁일 때 국내 기관투자자는 불에 기름을 붓듯 외국인투자자에게 동조하여 매도 우위로 일관하였다. 국내 최대의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노후자금 약 660조원을 운용하고 있는데 국내주식 비중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한다. 운용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해외주식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 연기금들이 운용수익률을 관리하고 운용의 리스크를 낮추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연기금의 운용 자금 원천이 국내 시장이고 막대한 자금을 장기적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시장의 질이 결국은 연기금의 운용수익률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일시적인 수요 공급에 의한 시장의 급변상황에서는 소방수 역할이나 버팀목 역할을 통해 변동폭을 줄여 시장의 질을 올리는 역할을 수행해 주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 김진표 의원은 방송에 출연하여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규모 축소는 근시안적인 판단이라고 평가하였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막대한 규모의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는 외국인투자자와 경쟁이 가능한 국내 유일한 투자집단이다.

이들은 많은 정보를 빠르고 쉽게 획득할 수 있으며 우수한 운용인력을 보유한 국가대표 투자자이다. 이들이 떠나면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투자자의 놀이터가 되기 십상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민연금은 수익률을 제고한다고 보유한 주식을 공매도 세력에게 대여하여 개미투자자를 울려왔다. 큰손(대주주)으로서 재벌 지배구조 개선이나 재벌 오너를 견제하는 성과보다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기금 운용의 원칙과 가이드는 정부의 경제 정책과 시장의 이해와 방향을 같이 하여야 한다. 단기간의 운용수익률 하나만 보는 것은 나무를 보면서 숲을 보지 못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정부는 연기금의 성과에 대한 올바른 평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기관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의 대표선수로서 그리고 대표주주로서 제 역할을 다 해 주길 기대한다.

※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을 지내는 등 증권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다양한 직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입니다.

박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은 투자자의 성공뿐만 아니라 나라의 경쟁력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달려 있다면서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온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bhpark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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