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증시가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의 금리 인상과 글로벌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던 신흥국 증시는 최근 리라화 쇼크와 중국 기술주의 부진으로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FTSE 신흥국지수는 전일 대비 2.3%나 하락했다. FTSE 신흥국지수는 지난 1월26일 고점 이후 20% 이상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한 경우 베어마켓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터키 리라화가 폭락세를 멈추고 달러당 환율이 6 리라 수준으로 진정됐지만 신흥국지수는 약세를 지속했다.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중국 기술기업 텐센트의 어닝쇼크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텐센트는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179억 위안(약 2조9300억원)을 기록했다고 15일 발표했다. 텐센트의 분기 순이익은 13년 만에 감소했고 시장 전망치(186억 위안)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 등록된 텐센트 주식의 가격은 6.7%나 떨어져 5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뉴욕 시장에 상장된 바이두와 알리바바 주가도 1.3%와 1.6%씩 떨어졌다.

'Bats(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부진으로 올해 중국 증시는 크게 위축됐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 우량주를 모은 CSI 300지수는 올해 들어 18%나 하락했다.

위안화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9487 위안을 기록해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시스에 따르면 시장 분석 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역품은 중국 경제가 올해 남은 기간에도 계속 둔화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터키에서 무슨일이 일어날지와 관계 없이 신흥국 자산들은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신흥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자재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15일 구리 가격은 전일 대비 1.8% 하락해 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브렌트유 가격은 2.4% 하락해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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