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반도체가 개발한 30나노급 2Gb(기가비트) 차세대 DDR4 D램./하이닉스반도체 제공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황 과열을 지적하고 나서자 IT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3% 이상 급락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한 데 이어 올해에는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내렸다. 이후 반도체 기업 전체에 대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이 개인 중심(B2C)에서 기업 중심(B2B)으로 이동하는 과도기일 뿐이라는 주장과 PC, 스마트폰 판매량 부진에 후발 업체들의 추격으로 이미 고점이 꺾였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 삼성전자, 전 거래일 比 3.20%↓…SK하이닉스는 올해 고점 比 23%↓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4만6900원) 대비 1500원(3.20%) 하락한 4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4만7000원대 회복을 눈앞에 뒀지만, 이날 3% 이상 급락하며 다시 4만5000원 선으로 내려앉았다.

올해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액면분할 이후 한번도 종가 기준으로 시초가(5만3000원)를 넘지 못했다. 액면분할 시초가와 비교하면 14.3% 하락해 주가가 4만5000원대를 맴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SK하이닉스(000660)도 전날보다 2900원(3.72%) 하락한 7만5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5월 장중 9만77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23%가량 떨어졌다.

◇ 모건스탠리 "반도체 업황 고조"…지난해에는 삼성전자 투자의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부진한 것은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9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기업 투자전망을 기존 '중립(in-line)'에서 '주의(cautious)'로 하향 조정했다.

조지프 무어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반도체의 업황 사이클이 과열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며 "수요가 감소하면 심각한 재고 조정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목표주가도 290만원(분할합병 이전)에서 280만원으로 낮췄다. 당시 모건스탠리는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이미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메모리 반도체인 디램(DRAM) 가격도 2018년 1분기까지만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근거를 들었다.

뉴시스에 따르면 국내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수요가 PC, 스마트폰 중심에서 서버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반도체 업황의 호조는 계속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반면, 이미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든 만큼 고점이 꺾였다는 지적이 대립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D램 산업의 중심축이 개인 소비자의 B2C(PC, Mobile) 시장에서 기업용 시장인 B2B(Server)로 이전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과도한 우려보다는 내년 연착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도체 업체들의 견조한 이익 가치에 초점을 맞출 때"라고 설명했다.

반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3D낸드의 가격은 고점을 꺾여 2분기에 10% 이상 하락했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후발 업체들의 투자가 올해부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공급증가 속도가 수요증가 속도보다 빠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