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전 회장 추모식…금강산관광만 재개해도 연간 2500억 매출 가능

[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4년 만에 북한 땅을 밟게 될 전망이다. 이번 방북을 계기로 2016년 개성공단 중단 이후 명맥이 끊긴 민간 교류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현정은 회장/현대그룹 제공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아산은 30일 (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15주기 추모식 개최와 관련 북측으로부터 방문동의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일부로부터 방북 승인이 날 경우 현대아산은 8월 3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15명이 방북해 금강산에서 정 전 회장의 15주기 추모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현대그룹은 정몽헌 전 회장이 2003년 사망한 이후 영결식부터 시작해 매년 기일에 맞춰 금강산에서 추모식을 진행해왔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에도 이뤄졌던 금강산 추모식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이뤄지지 않았다.

현정은 회장이 이번 방북기간 북한의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대북경제협력 사업재개를 위한 초석을 놓을 수 있을 지 관심사다.

우선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논의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현대아산은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금강산 관광객 195만명과 개성 관광객 11만명을 유치하며 1000명이 넘는 직원을 거느린 바 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이 끊긴 이후 10년 동안 현대그룹은 대북사업 중단과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12조원 대 자산규모가 2조원 대로 급감하기도 했다.

남북 경협이 본격화되면 상황은 변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강산 관광만 먼저 추진해도 연간 2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게 현대그룹 측 계산이다.

또 다른 관심은 현대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남북경협 사업권과 관련해 개성공단 재가동을 비롯해 다른 SOC 사업 개발 등에 대한 진전된 논의를 할 수 있을 지 여부다.

현대그룹은 ▲금강산관광지구 토지이용권 ▲금강산관광지구 관광사업권 및 개발사업권 ▲개성공업지구 토지이용권 ▲개성공업지구 개발사업권 ▲개성관광사업권 ▲백두산관광사업권 ▲SOC개발사업권 등 7개 핵심 남북경협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중이다.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그룹은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의 방북을 통해 개성공단 재가동 및 다른 사업 추진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경우 현대그룹의 재도약 시기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제사회 차원의 대북 제재가 풀릴 경우 남북경협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며 " 현 회장이 이번 방북을 통해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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