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베두 사무총장, 미국과 EU간 담판회동 염두에 둔 발언…“세계경제 파괴순간 올 것” 경고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날로 격화하는 글로벌 무역 갈등과 관련, “무역전쟁은 정치적인 문제이지 기술적인 사안이 아니다”며 주요국 정상 간 정치적 합의를 통해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연례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제네바=AP/뉴시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 이 길을 계속 간다면 세계 경제는 큰 손실을 볼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그러면서 눈에는 눈이라는 식으로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며 “당장은 명확하게 무역전쟁의 폐해가 드러나지 않지만 세계 경제가 파괴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경제가 침체하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무역이 선한 결과를 낳는 원천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모두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각국 정성들에 촉구했다.

아제베투 사무총장의 이 같은 제안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 간 수입차 관세를 놓고 벌이는 ‘담판 회동’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WTO 최근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 중순까지 회원국들 사이에 월평균 11건꼴인 75건의 통상 제재가 부과됐다.

2016년 10월부터 1년 동안 월평균 9건의 제재가 시행된 것과 비교하면 급속하게 무역 제재 건수가 증가했다.

현재 WTO는 사실상 글로벌 무역전쟁의 운동장이 된 상태다. 미국은 지난 16일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맞서 보복관세를 부과한 유럽연합(EU)과 중국, 캐나다, 멕시코, 터키를 WTO에 제소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6일 미국이 무역법 301조 조사를 근거로 중국산 제품에 선제로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WTO에 제소했다고 보도했으며, EU와 캐나다에 이어 멕시코도 미국의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에 반발해 이를 WTO에 제소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