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후배들아 왜 침묵하는가' SNS서 화제…“삼성인들은 뭘 했다는 건가”

[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삼성 출신의 한 퇴직자가 쓴 것으로 알려진 '삼성의 후배들아 왜 침묵하는가'라는 글이 SNS상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글은 삼성종합기술원장과 삼성인력개발원 사장을 역임한 손욱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센터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성 OB에 올라온 글'이라고 소개하면서 처음 공유됐다.

▲ 손욱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센터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옮긴 '삼성 OB에 올라온 글'/뉴시스

삼성에 16년간 근무한 뒤 18년 전 퇴직했다는 작성자는 최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삼성'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한 무책임한 사람이, 16년간 가슴에서 단 하루도 배지를 떼지 않았던 그 자랑스런 삼성을 무참히 짓밟아버렸다”고 말했다.

앞서 홍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이 된 것은 1~3차 협력업체들을 쥐어짠 결과"라며 "삼성이 작년에 60조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이 중 20조원만 풀면 200만명에게 1000만원씩을 더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글 작성자는 "'LAMAD(신입사원 입문교육)'에서 삼성전자의 볼품없는 카세트를 팔다 개에게 혼비백산 쫓기면서 돈의 가치를 배웠다"면서 "나는 과장이 되기까지 모두 C등급 평가를 받으면서도 일의 가치를 배웠다. 10년 만에 뜻밖의 S등급을 받고 노력의 가치를 배웠다"면서 글을 이어갔다.

그는 "삼성이 20조 원만 풀면 200만 명에게 1000 만원씩 돌아 간단다"면서 "난 20조원의 크기를 상상해 본적이 없다. ‘LAMAD(신입사원 입문교육)’ 중 배가 고파 초등학교 선생님께 20원을 구걸하면서도 '20원만'이라는 말을 못했다. 지금껏 "담배 한 개피만"은 했었어도 "만 원만 빌려주세요"라는 말도 쉽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삼성이 1위가 된 건 협력 업체를 쥐어 짠 결과라는 말에 대해서는 "그러면 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땀 흘린 선배들, 나, 그리고 지금의 후배 여러분을 포함하여 1백만이 넘는 삼성인들은 뭘 했다는 건가? 우리가 지금껏 한 일이 고작 밤새 협력업체나 쥐어짠 것이었나?”고 반문했다.

이어 “세계 1등이 되기 위해 밤새고, 혼나고, 울고, 손뼉 치고, 가슴 부둥켰던 그 귀한 시간들을 이렇게 폄훼하는데 여러분은 분노라는 단어를 언제 쓰려 아끼는가?”라고 분노했다.

그는 "그가(홍 원내대표가) TV, 옷, 신용카드, 보험, 숙박을 선택할 때 자신의 돈으로 얼마만큼의 삼성제품을 구매했는지 묻고 싶다"며 "그래서 자신이 풀라는 20조원에 얼마만큼 보탰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