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 국회가 45일간의 공백을 거친 끝에 드디어 정상화됐다.

▲ 김홍국 편집위원

국회는 13일 본회의를 열고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6선의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선출하고, 부의장단을 비롯한 집행부 구성을 완료했다. 이로써 5월 29일 정세균 전 의장 임기 만료와 함께 계속된 의장 공석 상태가 해소되고, 국회도 50여일의 공전 끝에 정상 궤도를 되찾게 됐다.

부끄러운 국회 공백, 다시는 반복하지 않아야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국회 원(院) 구성이 국민들의 질타 속에 오랜 공백 속에 이뤄졌으며, 자칫 국회의장 없이 70주년 제헌절 경축식을 치르는 불상사를 겪을 뻔 했다.

여당의 정치력 부족과 반대를 위한 반대와 국정 발목잡기로 일관해온 야당의 행태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이지만, 향후 국회 운영 과정에서도 이같은 정략적 행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여야 정당들은 뼈를 깎는 반성과 함께 국민을 섬기는 각오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이날 국회의장에 취임해 의사봉을 잡은 문희상 의장은 취임사를 통해 "후반기 국회 2년은 첫째도 협치, 둘째도 협치, 셋째도 협치가 될 것임을 약속드린다"며 "새 정부 출범 1년 차는 청와대의 계절이었지만 2년 차부터는 국회의 계절이 돼야 국정이 선순환할 수 있다"고 개혁·민생입법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당연한 일이다.

계류 법안만 1만건, 속도감 있게 입법과 국정지원 나서야

국회는 그간 장기 공백 사태로 인해 현안은 산적해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만 1만건에 달하며, 특히 법사위 등에서 야당의 노골적인 개혁입법 방해 행태로 인해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법안이 가득한 상황이다.

정치권의 정략적 입장을 인내하며 차일피일 미룰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점에서 국회는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제362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문희상 의원이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선출된 후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여야 합의에 따른 19일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 및 23~25일 3명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역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제때 처리를 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정부가 지난달 제출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관련법 등 개혁입법과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민생입법 처리는 빠른 시일내에 이뤄져야 한다.

경제위기 극복 위한 입법 지원에 초당적 협력해야

여야는 국회에서 가장 먼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입법 지원에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 경제는 내수 고용 수출 등 트리플 위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무역상황 악화라는 최악의 악재까지 만난 상황이다.

경제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맹추격과 보호무역주의 심화로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의 해외 수출은 전례 없는 위협을 받고 있다.

저성장 국면 극복위해 협력의 돌파구 마련 나서야

특히 이로 인해 저성장 국면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한국은행은 12일 발표한 ‘2018년도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9%로, 내년은 2.8%로 제시했다. 지난 4월 내놓은 전망치에서 각각 0.1%포인트씩 내린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 13일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 상경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금속노조 김호규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기준금리 역시 1.5%로 동결했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2.9%로 조정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의 악화와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불확실성 증대 상황에 따라 기업은 투자를 꺼리고 있고, 정체된 모습이다.

또 제 4차산업 등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과 육성 역시 좀체로 미래를 향한 실질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경기침체에 고통받고 있고, 청년들은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고용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반 국민이 느끼는 경제상황은 매우 심각하며, 일부 경제계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더욱 중요해진 국회 역할, 국민을 위해 뛰어야

여기서 국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정부는 단기성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중장기적인 대안과 미래 창출의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시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국회는 경제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입법을 통해 국정과 경영-노동계에 활력을 찾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국회는 혁신성장 추진을 위한 규제개혁을 위해 행정규제기본법 및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융합법, 지역특구법의 개정과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 등 규제혁신 5법 처리에 적극 나서는 한편 각 전문가 그룹의 대안과 국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제362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문희상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이 홍영표 더불러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여야가 원 구성 협상의 초반에 보여준 정략적 행태를 극복하고, 원 구성 막바지에 보여 준 정치력과 협상력을 다시 발휘해 심각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경제가 살고 서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져야 나라가 산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김홍국 편집위원은 문화일보 경제부 정치부 기자, 교통방송(TBS)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경기대 겸임교수로 YTN 등에서 전문 패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MBA(기업경영)를 취득했고, 리더십과 협상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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