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불공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해온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8000억원대 국제분쟁을 본격화했다.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엘리엇은 전날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중재규칙에 근거해 우리 정부에 투자자-국가 분쟁(ISD·Investor-State Dispute) 중재신청서를 접수했다.

▲ 뉴시스 자료사진

엘리엇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사이의 합병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부당한 조치로 주가가 하락해서 최소 7억7000만 달러(약 8650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중재의향서를 접수할 때 언급했던 6억7000만 달러보다 늘어난 액수다.

ISD가 본격화한 이상 양측은 가장 먼저 중재인 3명을 30일 이내에 정해야 한다. 각각 1명씩 원하는 중재인을 정할 수 있고, 2명의 중재인이 협의해서 의장 중재인을 정한다.

뉴시스에 따르면 엘리엇이 이번에 중재신청서를 내면서 제안한 중재지는 영국이다. 중재규칙에 따르면 양측이 협의할 경우 전세계 어디든 중재지로 가능하다.

앞서 엘리엇처럼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했던 투자자 메이슨도 지난달 8일 중재의향서를 낸 바 있다. 메이슨도 엘리엇처럼 90일이 지난 뒤 중재를 제기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국제 분쟁이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이를 전담하는 상설기구 도입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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