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9%, 내년 2.8%로 각각 0.1%포인트 하향조정…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분석

경기둔화가 가시화하면서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2%대로 하향조정했다. 취업자 증가폭 전망은 월 평균 10만명대로 대폭 낮췄고 설비투자 증가율도 절반 이하로 떨어뜨렸다. 한은은 이런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 정규일(가운데) 부총재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9%로 2019년은 2.8%로 전망했다. /뉴시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국내 경제가 상·하반기 각각 2.9%, 2.8%씩 성장해 연간으로는 2.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과 4월 전망치(3%)에서 한 걸음 후퇴한 것으로, 정부 산하 연구 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치와 같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9%에서 2.8%로 내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중 무역 분쟁이 확대되면서 수출 여건 악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 전망률 하향 조정의 주된 이유로 고용 부진에 더해 설비·건설 투자의 위축을 지적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설비·건설 투자 성장률은 일부 업종의 투자 지연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 등의 영향으로 각각 1.2%, -0.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설비·건설 투자 성장률(각각 14.6%, 7.6%)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크다.

정규일 한은 부총재보는 “추가경정예산(3조8,300억원) 집행 등 경기 상방 요인이 있지만 미중 무역분쟁, 일부 업종의 투자 지연 등 하방 위험 요인이 큰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런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날 기준금리를 내리 다섯 번째 동결한 것은 그만큼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방증이다. 이로써 사상최저 금리보다 겨우 한 단계(0.25%포인트) 높은 수준이 8개월째 이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정책금리와의 차이는 0.5%포인트로 유지됐다.

한은의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하반기 중 적어도 한 차례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미국이 연내 2차례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한은이 양국 간 금리 역전 폭이 1%포인트까지 벌어지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향후 경기 침체에 대응할 정책 여력 확보의 필요성 등으로 한은이 8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1.6%에 그칠 것으로 보여 한은 목표치(2%)를 크게 밑도는 데다 대내외 여건상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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