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27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양극화, 빈곤의 덫 해법을 찾아서 특별대담'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27일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전 분배와 재분배가 모두 필요하다"며 "적정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은 지지한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특별 대담에서 "세계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인적자본의 훈련과 사전 분배, 재분배 등의 세 가지 전략을 세우고 있다"면서 사전 분배와 재분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전 분배는 임금 수준을 변경하는 것으로 최저 임금이나 노조를 복원함으로써 개선할 수 있다"며 "재분배는 세수를 활용해 하위 계층에 보조금을 제공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은 생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도 좌파 성향의 경제학자지만 시장의 생산성과 유연성을 제고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짚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의 경우 뉴욕시는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생산성이 낮은 미시시피 등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적정한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높다"며 "프랑스의 경우 충분히 높아 나조차도 인상하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52시간도 선진국 대비 많은 시간"이라며 "현재의 한국은 1950년대 미국에 비하면 매우 부유함에도 주 52시간이란 근로시간은 굉장히 긴 시간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험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근로시간을 정하고 근로시간 상한선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측면이 있다"며 "자유시장의 선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시스에 따르면 그는 미중 무역 분쟁과 관련해서는 한국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연초까지 세계 무역 시스템에 투자된 금액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트럼프가 이를 붕괴시키지 못할 것으로 봤다"며 "최근에는 훨씬 비관론자가 됐다.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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