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여성의 운전을 허용함에 따라서 이 달 초부터 면허증을 발급받은 여성들이 24일(현지시간) 부터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됐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는 이에 따라 여성들이 처음으로 운전석에 앉아서 복잡한 거리를 달리게 됐고, 그 동안 남편이나 부친, 남자 형제가 운전하는 차만 타야했던 여성들은 역사적인 기쁨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 시내에 있는 포드 자동차 판매소에서 6월 21일 여성 판매원 마람이 링컨 컨티넨털의 시운전을 해보이고 있다. 사우디는 24일부터 여성의 거리운전을 할 수 있도록 정식 허용했다.【리야드(사우디 아라비아) = AP/뉴시스】

그 동안 여성들은 가장 기본적인 볼 일을 보러 나가거나 직장 출근, 친지 방문, 심지어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는 일에도 운전이 일절 금지되었고, 차를 타면 반드시 남성이 운전하는 차의 뒷 좌석에 앉아야했다. 또 여성은 언제 어떻게 차를 타고 가야 하는지 결정할 권리도 없었다.

하지만 24일 0시 이후로는 사우디 여성들도 전 세계의 다른 나라 여성들처럼 운전대 앞에 앉아서 마음대로 차를 운전할 수 있다.

여성의 운전할 권리는 거의 30년 동안 사우디 여성들과 이들을 부양하는 남성들이 한 목소리로 요구해왔던 사안이다.

그 동안 다른 무슬림 나라들은 여성들이 자유롭게 운전할 수 있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들이 운전을 할 경우 금지령 위반으로 체포해서 처벌하고 있었다.

사우디의 극우파 보수주의자들은 여성들에게 운전을 허용하면 죄를 짓게 되고, 성 폭력에 노출시키는 거라며 오랫동안 완강하게 반대해왔다.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해 살만국왕이 여성운전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뒤 강경파의 목소리는 잦아들었고, 많은 사람들은 너무 늦은 결정이라며 국왕의 결정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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