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원유 가격 진정을 위해 22일(현지시간) 하루 100만 배럴 증산에 합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 칼리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회의 이후 "잉여 생산 능력을 가진 국가들이 생산량을 늘리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기름값 시세판 모습/뉴시스

이베 카치쿠 나이지리아 석유부 장관은 "OPEC 회원국이 하루 생산량을 최소 70만 배럴로 증량하고 러시아 등 비(非) OPEC 10개 산유국이 나머지를 채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만 배럴 증산은 OPEC 회원국인 이란이 증산에 반대하는 가운데 성사됐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부 장관은 앞서 “OPEC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반대 의사를 표했다.

OPEC 회원국과 비 OPEC 산유국들은 국제유가를 견인하기 위해 지난 2016년 11월부터 일평균 180만 배럴의 감산 조치를 시행 중이다. 산유국들은 2017년 11월 회의에서 감산 조치를 올해 말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나타내자 사우디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감산 조치를 일부 완화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OPEC의 가격 담합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AP통신은 미국의 수출 제재에 부딪힌 이란이나 내부 정치적 불안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생산량 감소 등을 들어 이날 회의 결과가 실질적인 증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OPEC이 상당한 수준의 생산량을 더하기를 바란다"며 "유가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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