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한창이지만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뒷방 신세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상당한 재량권을 주고 그의 주도를 따르는 반면 볼턴 보좌관은 북핵 협상에서 거리를 두도록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 한 쪽에 서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워싱턴=AP/뉴시스 자료사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 1일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관료 중 유일하게 폼페이오 장관만 대동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 핵심 대북 매파인 볼턴 보좌관은 자리하지 못했다.

볼턴은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른 바 '리비아 모델'(선 비핵화 후 보상)을 주장하다가 북한으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직접 나서 볼턴의 주장을 공개 부인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CNN방송은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부위원장과의 회의에 볼턴의 참석을 허용하면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제안해 결국 볼턴이 배제됐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포기에 관한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을 북미 협상에서 배제함으로써 김 위원장과 얼굴을 맞대고 앉을 수 있는 기준을 상당히 낮췄다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북미 대화를 주도하는 폼페이오 장관과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 사이 충돌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9일 미국 정치전문언론 폴리티코는 폼페이오와 볼턴이 같은 보수매파이기는 하지만 세계관과 관심 분야 등에 있어 완전히 달라 충돌이 불가피하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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