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군산공장이 문을 연 지 2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군산공장은 31일 공장을 폐쇄하고 희망퇴직을 신청한 근로자들도 이날을 기점으로 모두 퇴직 절차가 마무리된다.

군산공장 폐쇄는 지난 2월 제네럴 모터스(GM) 본사가 폐쇄를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군산공장의 폐쇄로 이곳에서 생산하던 크루즈와 올란도는 단종 상태에 들어간다.

▲ 31일 오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방침에 따라 폐쇄된 한국GM 군산공장 내부가 텅비어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뉴시스 독자 제공

군산공장은 1996년 대우자동차 공장으로 역사를 시작했다. 그해 12월 '누비라 1호차'를 생산한 데 이어 레조와 누비라2를 내놨다.

GM이 회사를 인수한 2002년부터는 사명을 'GM 대우'로 2011년에는 '한국지엠주식회사'로 이름을 바꿨다. GM이 인수한 후 군산공장은 라세티와 라세티 프리미어, 쉐보레 올란도, 올 뉴 크루즈 등의 생산을 맡았다.

뉴시스에 따르면 군산공장은 군산 앞바다를 매립해 만든 129만㎡(약 39만평)의 부지에 연간 27만대 규모의 완성차 승용차 생산능력을 보유한 한국GM의 생산기지였다.

자동차산업의 불모지였던 전북에 대규모 자동차 공장이 지어지자 지역 경제에도 파급효과가 상당했다. 설립 후 20년 가까이 협력업체 130여곳과 함께 1만2000여명을 상시 고용했다. 전북 수출의 30%, 군산 수출의 절반 이상을 도맡기도 했다.

2011년 26만대의 차량을 생산하며 최고점을 찍었던 군산공장은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와 세계경기 침체, 내수판매 부진 등으로 생산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폐쇄설, 위기설이 나돌자 군산시와 시민들이 나서서 군산공장 폐쇄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2016년부터는 공장 가동률이 20%대로 떨어지고 수출비중도 크게 낮아졌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4월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데 합의하고 신청한 직원들에 한해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남은 직원들은 향후 3년간 부평이나 창원공장에 전환배치하기로 했다.

군산의 대표적 향토기업이었던 한국GM 군산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경제가 초토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군산의 젖줄로 통하던 한국GM 군산공장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으면서 지역 경제를 이끌던 양대 공장이 모두 사라졌다.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자 인구가 줄어들고 지역 상권도 무너져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군산을 고용위기지역, 산업위기 특별지역으로 지정했지만 부족하다는 게 지역사회의 평가다.

지역사회에서는 '군산공장 부지 활용'을 유일한 대안으로 꼽으며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군산공장에서 올 뉴 크루즈를 생산하라는 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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