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쇼크와 신흥국 금융불안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여건 고려…다음달 미국 금리인상 전망
한국은행이 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6개월째 연 1.50%로 유지됐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대로 삼성본관에 위치한 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현재의 연 1.50%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연 1.25%의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6개월째 같은 수준을 이어가게 됐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부진한 경기 지표와 신흥국 금융불안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여건에 금리인상을 서두를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경기침체론'이 급부상하면서 금리인상 동력도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특히 '고용쇼크'는 시장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석 달 연속 10만명대에 그쳤고 실업자도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금융위기 후 최악의 고용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마저 지난달 18개월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전년동기대비 1.5% 감소)로 돌아서자 경기 하강에 대한 경계감은 더욱 높아졌다.
게다가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시사한 것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인 것 역시 금리인상 동결에 무게를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금리인상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한·미 금리역전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1.50~1.75%로 0.25%포인트 올려 우리나라 기준금리(1.50%)보다 미국 금리 상단이 0.25%포인트 높아진 상황이다. 다음달 미국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한·미 금리는 0.50%포인트 벌어지게 된다.
아직까지 한·미 금리역전으로 급격한 외국인 자금이탈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금리차가 더 확대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줄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