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익대학교 회화 수업 도중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촬영해 인터넷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모델 안모(25, 여)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2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 서부지법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이코노뉴스=이종수 기자] 홍익대학교 회화수업 도중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인터넷에 유출한 몰카 유포범이 구속되자 이 사진의 유출 진원지인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서는 "왜 그 동안의 몰카는 방관했느냐"는 취지의 글이 오르고 있다.

모델 안모(25·여)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김영하 판사는 12일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라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1일 안씨에게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워마드는 여자(woman)와 유목민(nomad)를 합성한 이름으로 극단적 여성우월주의와 남성혐오를 표방하는 집단이다.

몰카범의 정체가 밝혀진 뒤 워마드에서 유출을 반성하는 내용의 글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까지 그 많은 몰카는 방관했으면서 누드남은 라이언 일병인가. 온 나라가 나서서 구해주고 걱정을 해 주고 있다"는 식의 글이 많다.

여성들은 일상적으로 몰카 범죄에 노출돼 있는데도 수사가 더딘 반면 남성 피해자에 대해서는 관심이 집중돼 수사 속도가 비교적 빠른 것에 대한 푸념이다.

도촬 사건의 피해자가 워마드 회원들로부터 모욕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고, 이에 경찰이 워마드도 조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조소하는 분위기다.

뉴시스에 따르면 경찰은 워마드 운영자의 인적사항을 알려달라며 구글에 수사 협조를 의뢰한 상태다. 운영자가 최초 유포자의 로그기록을 지워줬다면 증거를 인멸한 공범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워마드의 한 이용자는 "소라넷 역시 해외사이트라 수사하는 데 10년이 걸렸다"며 "워마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강대학교 대나무숲에는 몰카 사건의 피해 여성이 올린 글이 올라왔다. 본인이 찍힌 동영상이 여러 사이트에 게재돼 불안장애와 조울증까지 왔다는 호소문이다. 가해자는 계속 학교를 다니지만 본인은 휴학을 했다는 내용도 썼다.

글쓴이는 "홍대에 몰카 사건이 터졌다고 들었다. 국가는 용의자 스무명인가를 이번 주 내로 모두 조사하겠다고 했다"며 "나는 용의자가 한 명이었는데 조사를 해 주지 않았다. (경찰은) 잡기 힘들다, 안타깝지만 해결 방법이 없다고 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내가 도움을 요청했을 땐 가족 빼고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다 어쩔 수 없다고 했는데 이번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다 핑계였던 것 같다"며 "홍대 피해자 사건을 조사할 수 있다면 내 사건을 조사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왜였느냐"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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