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H W 부시 전 미 대통령의 부인 버버라 부시 여사가 지난 2013년 8월22일 메인주 포틀랜드의 바버라 부시 아동병원에서 한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AP/뉴시스 자료사진】

17일(현지시간) 향년 92세로 세상을 떠난 바버라 부시 여사의 생전 언행이 새삼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 제41대 대통령인 조지 H. 부시의 아내이자 제43대 대통령인 조지 W. 부시의 어머니인 바버라 부시 여사가 미국 현대사의 퍼스트레이디들 중 가장 인기 있는 인물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부시 여사의 진주 목걸이는 가짜였지만 그는 진짜배기였다”면서 그의 삶을 추모하는 글을 실었다.

지난 1990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명문 여대 웰즐리 대학 졸업식 때 작은 소동이 발생했다. 학교 측에서 초청했던 부시 당시 퍼스트레이디의 졸업식 축사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던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150여명의 학생들이 부시 여사의 졸업식 축사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총장에게 보내는 청원서를 통해 “우리는 배우자가 아닌 스스로의 가치로 평가를 받는다고 배웠다. 바버라 부시 여사를 졸업식 축사 연사로 모시는 일은 남편의 성취를 통해 인정받은 여성을 기리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부시 여사는 특유의 짧고 명료한 말투로 “매우 합리적인(very reasonable)” 불만이라고 수긍했다. 부시 여사는 “그들은 21살의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관점에서 삶을 바라본다. 나는 그들의 관점을 부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부시 여사의 솔직하고 담백한 태도에 학생들의 소요는 가라앉았다. 연단에 오른 부시 여사는 “삶의 마지막에 섰을 때 당신은 시험에 한 번이라도 더 합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계약을 한 건이라도 더 하지 못했다고 후회하지도 않을 거다. 당신은 남편과 아이, 친구, 혹은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여사는 웰즐리와 같은 매사추세츠 주 소재의 스미스칼리지 2학년 재학 중 중퇴했다. 첫 키스 상대였던 부시 전 대통령과 결혼을 하기 위해서 학교를 그만뒀다는 게 부시 여사의 주장이다.

부시 여사는 “나는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을 선택했다. 굉장히 신나고, 재미있고, 몰두하는 삶 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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