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 역사적인 4.27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 김홍국 편집위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한반도 평화의 길이 열리고 있다.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를 극복하고, 만들어진 극적인 회담이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세계는 한반도와 역사적 회담 장소인 판문점을 주목하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성공적인 회담 개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장관에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극비리에 평양에 파견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게 한 뒤 내놓은 ‘축복의 메시지’를 통해 성공적인 회담 준비에 나서고 있음을 알게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역시 김일성-김정일 시대와 다른 ‘통 큰 결단’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당과 관련한 주요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는 회의체인 노동당 전원회의(7기 3차)를 소집하는 등 회담의 성공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 남북 지도자의 결단력과 리더십, 협상력이 무엇보다 중요

이번 3차 남북 정상회담의 과제는 어느 때보다 크고 무겁다. 두 정상회담의 성공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전례 없는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지만, 만의 하나 실패할 경우 또 다른 전쟁 위기를 포함한 미증유의 갈등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쟁 위험으로 한반도가 더 이상 고통 받아서는 안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는 양국 정상 결단력과 리더십, 역사적 상황에 대한 인식을 성공적으로 이룰 실천력과 집행력 등으로 규정할 수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지난 2월 10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 고위급 대표단과 오찬을 마친 후 로비로 나서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그래서 외부 요소인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과 함께 남북한 당사자인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역할과 리더십, 회담 과정과 이후의 실천력 및 추진력은 한반도의 운명과 정상회담 이후 성공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 이후 열린 5.9대선에서 승리해 취임한 뒤 임기 1년이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70%대의 높은 지지를 받는 등 국민들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운영에 나서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1년 말 집권 이후 대대적인 숙청에 나서면서 북한 사회를 장악하는 한편 확고한 리더십을 세웠고, 최근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정상국가로 만들기 위해 남한 및 미국과 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하는 등 전례 없는 유화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 소통과 겸손의 협상력, 세계의 존경받는 문재인리더십

문재인 대통령은 소통과 겸손의 리더십, 의사결정 과정의 민주성과 권한 위임을 실천하는 민주시대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 스스로 강력한 추진력을 앞세우는 카리스마를 보여주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섬기고 존중하는 서번트리더십으로 21세기에 걸맞은 민주적 가치, 포용력과 협상력, 배려와 소통의 정치를 펼치고 있다.

이같은 소통형 리더십은 국민들로부터 받는 높은 지지율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인정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은 20일 ‘2018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 50인’ 중 4위로 문재인 대통령을 선정했다.

▲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7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쑹타오 대외연락부장과 중국 예술단원들을 위해 만찬을 열었다고 18일 보도했다./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과정에서 실질적인 중재자 역할을 했던 점과, 전임 대통령 탄핵으로 뒤숭숭한 정국에서도 경제 개혁을 위해 노력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4위에 올랐지만, 단체나 조직이 아닌 개별 인물로서는 1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전 세계에 깊은 인상을 줬다. 포춘은 “지난해 3월 전임 대통령 탄핵으로 정국이 뒤숭숭한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 건강보험 확대, 재벌 문제 대응 등을 통해 더 공정한 경제를 만들기 위한 개혁을 신속히 실행했다”며 “또 문 대통령은 남북한 화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 북미 정상회담이 마련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같은 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2018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명단에도 포함됐다. 타임지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추천으로 문 대통령을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하며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한 남북정상회담 개최 성공 ▲북미정상회담 중재 등을 주요 선정 배경으로 꼽았다.

이같은 도덕성과 소통능력, 국제사회의 존중과 평화통일을 향한 국민들의 지지를 이어간다면, 문 대통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성공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 전례 없는 개방과 실용행보, 김정은 리더십 ‘주목’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는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보인 리더십과 달리, 국제사회와 적극 대화하고 협상하려는 실용주의적 리더십이 최근 남북한 및 미국과의 대화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12월 17일 아버지 김정일이 사망하자 후계자로서의 업무를 맡게 되었고, 12월 30일에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뒤 본격적으로 권력을 장악했다.

그의 리더십의 특성은 최근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이 '세종국가전략포럼'에서 밝힌 실리지향적, 공명심, 결단력이라는 3가지 요소로 요약된다.

이 부원장은 "기존 북한 지도자가 이념적 지도자였다면 김정은은 실리지향적 지도자로서 중국 방문이나 우리 고위급 특사단의 방문을 허용한 것을 보면 자신의 이익이 된다면 전격적인 방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이 이익이 된다면 관행도 타파하는 리더십이 있는데 또다른 실리지향적 지도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대형사고가 벌어질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낙관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에 대해 “자신의 업적을 만들어서 보여주는 나쁘게 말하면 전시성 리더십, 즉 공명심이 크다"며 "어려서 느낀 조국의 현실에 대한 이미지가 나이 들면서 발현되고 있다고 보인다"고 진단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팜비치(플로리다주) AP/뉴시스】

실제 북한의 퍼스트레이디 제도는 그동안 전혀 작동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은 자신의 부인 리설주를 서방 국가나 남한처럼 영부인으로 대우하면서 최근 ‘동지’에서 ‘존경하는 여사’로 격상시켰다.

과거라면 상상할 수 없는 파격적인 행보다. 김 위원장이 기회와 조건이 맞는다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상하며 은둔과 폐쇄의 국가인 북한을 바꿔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는 점은 정상회담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문재인-트럼프-김정은 리더십, 상생과 협력의 계기 만들길

그러나 모든 상황이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북한은 그동안 협상행태를 볼 때 언제든 불리한 상황이 될 경우 도발이나 또다른 강경책으로 회담을 파탄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수 진영이 북한의 속임수를 경계하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는 점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며, 특히 남남갈등 역시 남북관계의 순항을 낙관하기 어렵게 하는 부정적 요소이다.

미국 역시 언제든 판을 깰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CVID) 한반도 비핵화’라는 미국의 기준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회담장을 나오겠다”는 말을 두 차례나 한 것은 이를 반증한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제재를 가했다. (특히) 중국의 어느 지도자보다 더 많은 것을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공개적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며 북한을 회담장으로 이끈 가장 큰 원인을 ‘최대한의 압박’에서 찾는 방식으로, 북한에 대해 경고를 보냈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의 협력적인 정상회담 흐름은 국내외의 신뢰와 지지를 바탕으로 중재외교에 나선 문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적극적으로 대화와 협상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라는 3인의 절묘한 호흡과 협상의 리더십에 힘입은 바 크다.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을 적극 설득하고 견인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해 김정은 위원장을 적극 견인할 경우 한반도는 분단 후 처음으로 역사적인 해빙과 평화의 길로 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한미동맹의 든든한 뒷받침과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과 함께 문재인-김정은 리더십이 한반도와 세계사에 평화의 새 역사를 써주길 간절히 기대한다.

※ 김홍국 편집위원은 문화일보 경제부 정치부 기자, 교통방송(TBS)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경기대 겸임교수로 YTN 등에서 전문 패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MBA(기업경영)를 취득했고, 리더십과 협상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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