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이현우 텍사스A&M대학교 교수] 지난 11일 조지아 불독스(Georgia Bulldogs)가 앨라배마 크림슨 타이즈(Alabama Crimson Tides)를 33-18로 꺾고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현우 텍사스A&M대학교 교수
이현우 텍사스A&M대학교 교수

1980년 이후로 42년 만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130여 대학이 경합하는 전미 대학미식축구 최상위 리그(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NCAA] Division I Football Bowl Subdivision)의 2021-2022 시즌이 마무리 되었다.

미국은 연말과 연초를 대학 미식축구와 함께 한다. 연말에 정규 시즌이 끝남과 함께, 약 44개의 우승 볼(bowl: 그릇)을 두고 치열한 포스트시즌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 운동부(athletic department)의 운영에는 이 포스트시즌 경기에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포스트 시즌 경기들에게 지급되는 수익금이 천문학적이기 때문에 각 팀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가을 학기동안 대부분의 대학 미식축구 팀들은 12번의 경기를 가지는데, 볼 경기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각 컨퍼런스는 포스트시즌 진출 팀당 약 30만 달러(3억6,000만원)를 지급받는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4개의 학교가 소속된 컨퍼런스에는 팀당 약 600만 달러(72억원)가 지급된다.

프로 스포츠와는 달리 비영리단체들로 구성된 NCAA와 컨퍼런스들은 포스트 시즌 수익금이 소속 학교들에게 되도록 공평하게 분배되도록 힘을 쓰기 때문에, 우승 팀이 다 가져가는 방식이 아니다. 따라서 볼 경기에 진출하는 컨퍼런스에 소속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상위 리그에서 우승에 도전가능한 컨퍼런스가 11개 있는데, 2014년부터 4강전 방식의 플레이오프가 적용된 이후로는 5번을 남동부 컨퍼런스(SEC: Southeastern Conference)에 소속된 팀들이 우승을 차지했다.

무려 62.5%의 우승률이다. 미식축구가 강세인 SEC 소속 대학들의 평균 홈 관중 수는 무려 7만7,507명이다. 평균 티켓 가격은 무려 20만원에 달한다. 조지아의 홈 경기장은 9만5,000여명 수용이 가능하고, 앨라배마의 홈 경기장은 10만명이 넘는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한 대학교의 경기장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경기장보다 3만명도 넘는 인원을 더 수용할 수 있다.

앨라배마 주 공무원 중에서 가장 높은 연봉(2021년 기준 약 950만 달러·112억원)을 받은 닉 세이번(Nick Saban) 감독은 15년의 재직 기간동안 6번 우승을 한 명감독이다. 조지아의 커비 스마트(Kirby Smart)는 작년 약 713만 달러(84억원)를 수령했는데, 전통의 명가인 앨바배마를 꺾음으로써 차후 연봉이 대폭 상승될 전망이다. 미국 대학 스포츠의 경제규모를 살펴보면 학원 스포츠가 단순한 운동부의 개념을 초월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미국은 대학 스포츠도 어마어마한 흥행력을 자랑할 정도로 스포츠 팬들에게 천국 같은 곳이지만, 이 현상이 마냥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경제를 형성한 대학 스포츠에서 감독과 코치들은 억소리 나는 연봉을 받는 반면에, 실제 노동력을 제공하는 선수들은 학생이라는 이유로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굵직한 소송에서 승소함으로 인해 겨우 본인의 이름과 초상권 등(NIL: name, image and likeness)을 통한 광고 및 상업활동이 가능해졌다. 자유의 나라라는 미국에서 NCAA의 독점이 수십년간 틀어막은 기본적인 권리가 이제야 보장받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지금 학생의 ‘수업권’과 ‘운동권’을 향한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시각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갈등이 조장되고 있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근원적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30여 대학이 경합하는 전미 대학미식축구 최상위 리그(NCAA)의 2021-2022 시즌이 조지아 불독스의 우승으로 마무리되었다. 사진은 루이지애나주립대(LSU) 선수들이 지난 2020년 1월 13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클렘슨대학을 물리치고 우승하며 그라운드에 도열해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모습[뉴올리언스=AP/뉴시스 자료사진]
130여 대학이 경합하는 전미 대학미식축구 최상위 리그(NCAA)의 2021-2022 시즌이 조지아 불독스의 우승으로 마무리되었다. 사진은 루이지애나주립대(LSU) 선수들이 지난 2020년 1월 13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클렘슨대학을 물리치고 우승하며 그라운드에 도열해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모습[뉴올리언스=AP/뉴시스 자료사진]

그리고 단계별로 최대한 천천히 장기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단기적 정책을 밀어붙이면 공부할 여건이 마련되기도 전에 피해자를 양산하게 되고, 운동능력이나 국위선양만 생각하는 엘리트 모델은 직접 뛰는 선수의 인생보다 지켜보는 사람들만 기분을 앞에 두고 좋다 마는 구시대적인 구조다. 정권과 무관하게 장기적인 방향성이 제시되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미국의 문제가 배부른 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연말연시에 스포츠 중계가 넘쳐나고, 각 가정마다 응원하는 대학 팀의 경기복을 사 입고 응원하는 모습은 꿈만 같은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누가 본인이 다니지도 않는 대학의 운동부를 위해 그만한 시간과 돈을 투자하겠냐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전국민이 고교야구를 응원하던 시절이 있었다. 너무나도 역동적으로 다변화된 현대사회지만 불가능하기만 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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