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효율성 하락·올 뉴 크루즈 흥행 실패…군산공장 폐쇄 
지속된 국내생산라인 효율성 하락, 한국지엠 철수설 현실화 부추겨

[이코노뉴스=김태우 기자] 우려했던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가 현실이 됐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GM이 20% 수준의 가동률을 보이는 군산공장의 폐쇄를 통해 새로운 살길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GM의 한국철수설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 쉐보레 올 뉴 크루즈를 양산중인 한국지엠 군산공장 생산라인.(사진=뉴시스)

한국GM은 오는 5월31일까지 군산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이날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해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다"며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될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국GM의 군산공장은 준중형차 크루즈, 다목적차량(MPV) 올란도를 생산하는 곳이다. 군산공장은 지난 2014년 8만대를 넘었던 생산 대수는 2016년에는 3만여대로 급감했다.

이로 인해 한때 1일 2교대로 '풀가동'하던 생산라인의 최근 조업일수는 한달에 일주일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3600명을 넘어섰던 직원수 역시 2000명가량으로 줄었고 이마저도 일부 사무직 직원은 부평과 창원공장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공장의 이 같은 일감 축소는 글로벌 생산물량의 축소와 함께 국내 흥행 실패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생산물량의 축소는 높은 임금 상승률에 따른 효율성이 하락이 가장 큰 원인이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GM본사에서 국내생산물량을 줄이며 일감이 부족해졌고 이는 공장폐쇄라는 아픈 현실로 다가왔다. 

더욱이 강성노조의 파업에 따른 조업일수 부족과 높은 임금 인상률은 GM본사가 받아들이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생산원가를 낮추고 높은 이익을 남기는 것을 제일로 꼽는 글로벌 기업으로서는 효율성저하는 용인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격정책의 실패로 인한 크루즈의 흥행실패도 군산공장의 일감축소에 큰 영향을 줬다. 

새롭게 등장한 한국GM의 신차 올 뉴 크루즈가 초반 경쟁차종보다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며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 

가성비를 따지며 선택하던 크루즈 소비자들이 높은 품질을 내세워 책정된 올 뉴 크루즈의 가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뒤늦게 프로모션과 새로운 트림의 추가로 가격을 낮추긴 했지만 이미 ‘비싼 차’라는 인식이 박혀있는 올 뉴 크루즈의 역주행 기적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생산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본사 측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는 외국계 기업의 현실이다.

시장상황을 고려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하는 국내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생산라인의 효율성만을 고려한 트림의 간소화가 낳은 폐단이다. 

이 같은 GM본사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향후 한국지엠의 철수설까지 재조명 되고 있다.

현재 한국GM의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이 남아있지만 새롭게 등장할 차량이 SUV 에퀴녹스 뿐이고 이마저도 해외생산으로 국내에 들여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다 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한국지엠을 더 이상 유지할 이유가 없어지고 이는 국내시장 철수의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국내 철수설과 관련해 한국지엠은 부인하고 있지만 지속된 효율성하락과 높은 임금 상승률을 GM본사에서 납득할 지는 미지수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차량 노후화에 따른 판매량 감소는 당연한 결과지만 추가로 투입되는 신차가 현재 한국GM에는 에퀴녹스 뿐이고 속도 역시 현저히 늦다.

앞서 출시된 올 뉴 크루즈 역시 이미 글로벌에서 판매가 시작 된지 1년이 지나서 국내에 소개됐다. 더뉴 트랙스, 에퀴녹스, 임팔라 등도 역시 해외시장에서 가능성을 평가 받은 뒤 국내에 선보였다. 확실한 신차가 한국GM에는 없다는 것이다. 

경쟁업체의 경우 부분변경모델이 풀체인지급으로 등장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런 국내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유하는 것이 힘든 실정이지만 GM본사는 큰 움직임 없이 현상유지만을 하고 있다. 

이에 자동차업계에서는 현상유지만 하다 결국 철수를 선언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효율성 증대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높은 임금 인상률과 생산성 하락은 글로벌 기업이 국내 생산을 기피하게 만드는 주된 원인"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산업구조의 재편을 깊이 생각해 봐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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