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점검결과, 2016년 20대 대기업 9314억원 거둬…13곳 총수일가 지분율 높아

대기업의 상표권(브랜드) 사용료 수입이 연간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열사로부터 막대한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기업 20곳 중 13곳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집단 57곳을 대상으로 상표권 사용료 수취현황과 공시실태 점검결과를 발표했다.

▲ (표=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점검결과 20개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대표회사는 277개 계열회사로부터 2016년 기준, 9314억원을 상표권 사용료로 받았다.

계열사들이 지급하는 상표권 사용료는 대기업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LG와 SK가 연간 브랜드 사용료로 2000억원 이상을 받았다. 이어 CJ(828억원), 한화(807억원), GS(681억원), 한국타이어(479억원), 두산(331억원), 한진(308억원) 순이었다.

사용료로 100억원에서 300억원 미만을 받는 기업은 코오롱(272억원), 한라(254억원), LS(206억원), 금호아시아나(188억원), 한솔(128억원)이었다.

이어 삼성(89억원), 아모레퍼시픽(77억원), 미래에셋(63억원), 하이트진로(44억원), 한진중공업(38억원), 부영(16억원), 현대산업개발(14억원)이 100억원 미만의 브랜드 사용료를 받았다.

실제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하는 계열회사 수는 최대 58개(SK)에서 최소 1개(한국타이어)로 집단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사용료 산정방식도 기업들 마다 차이를 보였다. LG, SK, 한화, 한진 등 12곳 대기업 집단은 매출액에서 광고 선전비를 뺀 금액에 0.08%~0.75%의 비율을 곱한 금액을 사용료로 받았다.

삼성, 부영, 한진중공업 등 6곳 대기업 집단은 매출액에서 일정 비율(0.015~0.5%)을 곱한 금액을 사용료로 받았다.

계열사로부터 막대한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기업 20곳 중 13곳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였다.

상표권 사용료가 수취회사의 매출액 및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큰 것으로 집계됐다.

CJ는 상표권 사용료가 매출액 대비 66.6%에 달했다. 한솔홀딩스(53.0%),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53.0%), 코오롱(51.7%), 한진칼(51.2%)도 상표권 사용료가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계열사로부터 막대한 사용료를 받고 있음에도 공시 내용은 불충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277개 회사의 지급 내역 중 공시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67.1%(186개사)에 달하였고 공시대상인 경우에도 사용료 산정방식 등 세부내역을 공시한 회사는 11.9%(33개사)에 불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점검에서 공시 의무를 위반한 코오롱에 1억4500만원, 한국타이어에 1억4000만원, 미래에셋대우와 금호아시아나에는 각각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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