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20일(현지시간) 0시를 기해 문을 닫았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과 CNN 등에 따르면 믹 멀버니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전날 각 기관들에게 업무 종료를 지시하는 지침을 전달했다.

이 지침은 의회로부터 명확한 신호가 없기 때문에 예산 미책정에 따른 '정식 업무 폐쇄'를 계획해둘 필요가 있으며, 적절한 추가 지침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외교용 응접실에서 연설하던 중 목을 축이기 위해 물병을 찾고 있다.[워싱턴=AP/뉴시스 자료사진]

이에 따라 이날부터 사법, 안보, 중앙은행 등 필수 요소를 제외한 정부 기능은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미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정확히 1년 만에 업무 중단 사태를 맞았다. 이번 셧다운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3년 10월 이후 4년 3개월 만이다. 백악관과 의회를 한 정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첫번째 셧다운이다.

앞서 미 상원은 전날 오후 행정부의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 지출 예산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의결정족수(60표)에 미치지 못해 부결됐다.

민주당은 임시 지출 예산안 처리 조건으로 다카(DACA·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폐지에 따른 청년 보호 대책 처리를 요구하면서 대부분 반대표를 행사했다.

쟁점은 이민법이었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폐기한 다카(DACA·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의 부활에 준하는 입법을 예산안에 연계했지만, 공화당은 이 법안을 처리할 경우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항목도 예산안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결국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번 셧다운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대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은 감세정책의 훌륭한 성공을 흠집내기 위해 셧다운을 바라고 있다. 미국 경제의 붐이 일고 있는 마당에 그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라고 적었다.

반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그들은 마치 셧다운을 응원하는 것 같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사태를 '트럼프 셧다운'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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