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 단장 현송월의 방남(訪南)이 돌연 취소됐다.

북측은 지난 19일 오후 모란봉악단 단장이자 당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인 현송월을 단장으로 한 7명의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20일 1박2일 일정으로 남측에 파견하겠다고 통지했다.

이에 따라 남북은 판문점 채널을 통해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동선과 점검 대상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이 시작된 15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현송월 모란봉악단장이 남북 실무접촉에 참석하고 있다./통일부 제공

그러나 북측은 같은날 오후 10시께 돌연 방남 일정을 '중지'하겠다고 통지했다. 20~21일 일정을 취소한 것이다. 북측은 또한 갑작스럽게 일정을 취소하면서도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북측의 속도 조절이란 분석이 나온다. 남북은 지난 9일 고위급회담을 시작으로 일주일 남짓한 시간에 2차례의 회담과 1차례의 실무접촉을 가졌다. 매번 공동보도문을 통해 북측의 평창 올림픽 파견 문제를 속전속결로 매듭지었다.

2년 넘게 대치 국면을 이어왔던 남북 관계가 갑작스럽게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는 데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는 있으나, 한편으로는 이에 따른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남북이 17일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데 대한 비난 여론이 만만치 않다. 스위스 로잔에서 20일(현지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남북 올림픽위원회 간 단일팀 구성 최종 협의를 앞둔 상황을 고려해 시기를 늦춘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측은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라는 관측이다. 특히 남북 단일팀 문제가 완전히 결론 나지 않은 상황에서 예술단, 그중에서도 현송월 단장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도 북측이 원하지 않는 그림일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관심이 쏠리는 올림픽 관련 사안보다 남북간 이슈 정도에 그치는 예술단 문제가 더 주목받는 상황이 북측 입장에서는 그리 이득이 될 게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은 로잔에서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논의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된 다음에 다시 논의될 거라는 전망이다.

남북은 이번 주말에도 연락관 채널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기로 했다. 분위기에 비춰볼 때 오는 21일에도 남북 간 문서교환 방식의 논의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25일 북측 선수단 선발대가 남측 시설물 점검 차 방남할 예정인 만큼 이 기간을 전후해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내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내주 초께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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