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의 열기기 식지 않고 있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재 영화 ‘1987’의 누적 관람객수는 629만4792명을 기록했다.

▲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의 한 장면/뉴시스

영화 ‘1987’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관람해 화제를 낳았다.

서울대 재학생들과 1987년도에 학교를 다녔던 선배 등 180여명도 19일 오후 영화 '1987'을 단체관람했다.

영화 '1987'은 1987년 1월14일 대학생 박종철 군이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던 중 고문을 당해 사망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는 과정을 다룬다. 또 이한열 최루탄 사망 사건과 6월 민주항쟁을 담고 있다.

남영동 대공분실의 고문 장면이 상영되자 재학생들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한재동 교도관 역할을 맡은 배우 유해진이 전기고문을 당하는 장면, 박군을 연기한 여진구가 물고문 당하는 장면이 나오자 일부 학생들은 눈을 가리고 입을 틀어막았다. 곳곳에서 깊은 탄식도 흘러나왔다.

강동원이 "고문살인 자행하는 군부독재 몰아내자"고 외치다가 경찰에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자 관객들은 흐느끼기 시작했다. 경찰의 강경 진압에 시위대가 무참히 짓밟히는 장면,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채운 시위 인파가 애국가를 합창할 때까지 훌쩍임은 계속됐다.

영화가 끝난 후 1987년 당시 군부독재에 맞서던 시민과 대학생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흘러나오자 극장 안은 무거운 기류가 감돌았다.

연출을 맡은 장준환 감독을 필두로 배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강동원, 여진구 등 분량이나 역할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연기했고, 그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라는 영화 속 허구 인물인 연희(김태리)의 대사를 가장 울림이 크다.

배우 김종수는 '1987'에서 절절한 부성애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1987'에서 김종수는 서울대에 들어간 자랑스러운 아들 박종철(여진구)을 하루아침에 공권력에 의해 잃는 아버지 박정기로 변신했다. 초점이 없는 눈빛, 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은 망연자실한 표정, 애써 울음을 참는 듯한 그의 감정 연기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차갑게 얼어붙은 강물에 뛰어들어 화장한 아들의 재를 물 속에 집어넣으며 "잘가그래이! 철아! 아부지는 아무 할말이 없데이"라는 대사는 관객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든다.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