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신사업에 23조원 투자-4만5000명 인력 고용
글로벌 시장서 브랜드 이미지 변신도 중요

[이코노뉴스=김태우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임단협을 마무리한 현대자동차그룹이 본격적인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5년간 총 23조의 통큰 투자를 통해 선진기술과 인재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 17일 오전 경기 용인 처인구 현대자동차그룹 환경기술연구소에서 수소전기차 넥쏘 시승을 마친 뒤 걸어오고 있다./뉴시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 17일 경기 용인시 현대자동차그룹 환경기술연구소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소통 간담회에서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5년간 차량전동화, 스마트카(자율주행·커넥티드카), 로봇·인공지능, 미래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등의 연구개발(R&D) 비용에 총 23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우수한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4만5000명의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할 계획이다.

'차량 전동화'는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 에너지로 주행하는 형태로 대체하는 작업을 말한다. 전동화 차량은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차'로도 불리는데,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등이 대표적이다.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순수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등 모든 종류의 친환경 차를 양산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현재 13종의 친환경차를 2025년까지 38종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스마트카는 자율주행 시스템과 IT기술을 연계한 커넥티드 카 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을 말한다. 현대·기아차는 203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목표로 스마트카를 개발을 진행중이다.

지난해 CES에서 SAE 4단계 수준의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정의선 부회장은 직접 타고 라스베이거스 시내에서 자율주행을 시연했고 올해는 미국 자율주행 기술 전문 기업 '오로라'와 제휴를 발표하고 빠른 상용화를 선언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 CES2017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직접 체험한 바 있다./(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아울러 커넥티드 카 분야에서도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 장비 전문 기업 '시스코'와의 협업을 통해 초당 1기가바이트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을 향후 현대·기아차에 깔기로 했다.

이 밖에도 우수 기술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조인트 벤처 설립, 대학·연구기관 협업 강화 등을 통해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있는 '오픈이노베이션 체계'도 구축해 5300여개에 달하는 1∼3차 협력사와 동반성장·상생협력 노력도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대차는 신기술 공동개발, 전문기술 교육, 현장경영 지도 등 24개 R&D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현대·기아차가 보유한 특허도 협력사에 개방할 예정이다.

해외시장 동반진출, 수출확대 지원 등 협력사들의 글로벌 판로확대를 위한 상생협력 노력으로 협력사 금융지원 등 7316억원 규모의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상생결제시스템의 활용도 확대한다.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기술분야의 노력 이외에 시장의 브랜드 이미지도 새롭게 챙긴다. 해외시장에서는 지난해 힘겨운 시간을 보낸 만큼 올해는 내실을 기한다는 방침을 새웠다.

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브랜드고급화를 통해 새로운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전망이고 현대차의 SUV라인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위축된 회사이미지를 반등시킬 계획이다.

기아차는 스팅어를 통해 그간의 '가격대비 성비 좋은 차'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성능과 고급차 이미지를 새롭게 인식 시킬 계획이다. 스팅어는 그동안 기아차의 명명체계에서 벗어나 전용 엠블럼과 뛰어난 차량 성능으로 기아차 이미지 변신에 최적화된 차량으로 평가되고 있다.

▲ 기아자동차 럭셔리 쿠페 스팅어./이코노뉴스

현대차의 경우 소형부터 대형까지 완성된 SUV라인업을 통해 침체된 시장분위기를 살려간다는 계획이다. 기존 SUV라인업에 소형인 코나를 투입해 젊은 고객층을 영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현대차그룹이 변화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던 중요한 한해였다"며 "그동안 추구해왔던 독자노선 전략에서 탈피해 미래차 시장에 대한 경쟁력 있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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