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를 사흘 앞둔 지난 8일, 월요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수원 못골 시장은 명절 장을 보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종로떡집 김봉녕 사장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김 사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다니질 않아서 올해 설 대목은 포기하고 있었다”며 “그나마 지난주부터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돼서 그런지 손님이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재난기본소득을 현금이 아닌 지역화폐로 지급한 게 골목상권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사장은 “재난기본소득을 현금으로 줬다면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 등 편한 곳에서 사용했을 것”이라며 “지역화폐로 지급하니 이를 사용하기 위해 사람들이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을 찾으면서 지역경제에도 간만에 활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장을 보기 위해 시장을 찾은 주부 김상복(용인시·60)씨는 “올해 설날은 코로나19 때문에 가족들이 모이지 않아서 그냥 넘어갈까 했는데 그래도 명절이라는 생각에 아쉬워서 시장을 찾았다”며 “얼마 전에 아들이 재난기본소득을 신청해줘서 돈이 들어왔다. 그 돈으로 장을 볼 계획”이라고 웃었다.

경기연구원이 지난 1월 발표한 ‘1차 재난지원금 소비 영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도민들에게 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정부 긴급재난지원금,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등)은 소상공인 매장 소비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경우 재난지원금 지급 전 22.9%였던 소상공인 매장 이용 비율이 지급 후 42.0%로 19.1%p(1.8배) 증가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방역과 경제 등 모든 여건을 고려할 때, 설 명절 전에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도민 모두가 치르고 있는 희생과 고통을 위로하고, 희망과 용기를 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계획을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돈 쓸 일이 많은 설 명절 전에 제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한다는 게 경기도의 판단이다.

이를 반영하듯 경기도 ‘2차 재난기본소득’ 신청자는 8일 23시 기준 784만1,895명으로, 경기도 전체 인구 1,343만8,238명의 58.4%가 신청을 완료했다.

8일 만에 절반이 넘는 도민이 재난기본소득을 신청하면서 도는 2차 재난기본소득 온라인 신청 시 적용하던 ‘요일제’를 전면 해제했다.

이에 따라 9일부터 도민이면 누구든지 요일에 상관없이 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신청할 수 있다.

도 관계자는 “8일까지 전체 도민의 58.4%가 재난기본소득 신청을 완료하는 등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돼 요일제 전면 해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도는 카드사와 협의를 거쳐 설 명절 기간이나 주말에도 재난기본소득 신청 및 승인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협의했다. 이에 따라 설 연휴기간에 보다 많은 도민이 재난기본소득을 사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은 온라인 신청은 오는 3월 14일까지 가능하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경기지역화폐카드나 시중 12개 신용카드사(국민, 기업, 농협, 롯데, 삼성, 수협, 신한, 우리, 하나, 현대, BC, SC제일) 중 하나를 선택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경기도 2차 재난기본소득 사용기간은 사용승인 문자 수신일로부터 3개월이다. 재난기본소득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주민등록 주소지 시군 내 연매출 10억 원 이하 경기지역화폐 사용 가능업소다. 평소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사용하듯 결제하면 지역화폐 가맹점일 경우 자동으로 재난기본소득에서 차감 처리된다.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도민은 3월 1일부터 현장 수령 방식으로 재난기본소득 신청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온라인 신청 및 현장 방문 수령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신청 서비스’도 지원 중이다.

‘찾아가는 신청 서비스’는 고령자, 장애인, 저소득 한부모 가정, 기초생계급여 수령자 등을 대상으로 오는 28일까지 진행한다. 도는 지난 8일까지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20만2,780명이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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