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컴퓨터를 감염시켜 가상화폐를 채굴하고 북한에 전송하는 악성코드가 발견됐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사이버 보안업체 '에일리언볼트(AlienVault)'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배포된 이 악성코드는 컴퓨터를 감염시켜 가상화폐의 한 종류인 모네로(Monero)를 채굴하도록 지시한다.

▲ 비트코인 그래픽/뉴시스

2014년 등장한 모네로는 추적을 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범죄 집단이나 돈세탁 일당이 비트코인을 대신할 가상화폐로 주목하고 있다.

모네로의 특장점은 송금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들이 모두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모네로 가격은 지난해 11∼12월 네 배 치솟아 349달러에 달한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두 배 가량 올랐다.

채굴된 가상화폐는 자동으로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서버 도메인으로 보내진다. 해커가 이 서버에 접근하기 위해 입력해야 하는 암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니셜로 보이는 'KJU'였다.

모네로는 최근 국제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가상화폐 중 하나다. 시가총액은 62억5000만 달러(약 6조7000억원)로 주요 가상화폐 중 15위권 내에 들어간다.

WSJ는 "북한 정권과의 직접적인 연계를 증명할 수는 없지만 모네로 채굴은 경제 제재로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을 찾고 있는 북한이 가상화폐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