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이종수 기자] KB국민은행이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100km 행군을 진행하면서 여성 직원들에게 피임약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신입행원 연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틀간 100km 행군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해당 행군에는 신입행원 4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달 충남 천안 연수원 일대에서 이틀간 진행하는 100㎞ 걷기를 앞두고 여직원들을 따로 모아 “행군 당일 생리 주기가 겹치면 힘들 것 같아 피임약을 준비했다”며 “필요하면 요청하라”고 말한 뒤 이를 배포했다.

이처럼 행군에 앞서 KB국민은행은 여성 직원들을 대상으로 피임약을 준비했고 일부 직원이 이를 받아갔다. 은행 측은 "행군 일정에 있어 여성 직원의 몸 상태를 고려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신입 직원이 일종의 극기 훈련인 행군 프로그램에서 몸 상태를 들어 열외를 요구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군대식 조직 문화의 잔재란 지적이 나온다.

국민은행 노조는 “대응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논란이 일어난 뒤 KB국민은행은 강제성은 없었고 필요에 따라 타갈 수 있도록 비치를 해 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몸 상태에 따라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약이 필요한 직원이 있으면 신청을 하라는 차원에서 준비를 해 놓은 것으로 행군을 마쳐야만 연수를 통과할 수 있다는 식의 강제성은 없었다"며 "본인이 행군에 참여하고 싶다면 (피임약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신입 행원이 연수 프로그램에서 쉽게 빠지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위 '군대식'으로 무리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아니냔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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