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시장 동향…비수기인 12월에도 주택담보대출 급증-6조3천억원 늘어

[이코노뉴스=조희제 기자] 지난해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이 전국적인 집값 급등과 전세난이 겹치면서 전년에 비해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해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강남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 부동산과 주식 투자를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 수요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020년 은행가계대출은 전년도보다 100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4년 관련통계가 집계된 이후 연간기준으로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은행 가계대출중 주택담보대출은 전년보다 68조3000억원 늘었다. 지난2015년(70조3000)에 이어 두번째로 큰 증가규모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32조4000억원 증가하며 사상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 988조8000억원으로 지난 11월에 비해 6조6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은 물론 제2금융권을 아우른 전(全)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8조5000억원 늘었다.

특히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721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3000억원 증가했다. 매년 12월 기준으로는 지난 2004년 속보 작성 이래 최대 증가폭이다. 전국적인 집값 급등에 전세난이 겹치자 비수기인 12월마저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이다.

은행의 주담대 증가액은 2019년 12월 5조6000억원이었다가 지난해 1월 4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어 지난해 2월 7조8000억원→3월 6조3000억원→4월 4조9000억원→5월 3조9000억원으로 둔화 추세를 보이다가 6월 5조1000억원→7월 4조원→8월 6조1000억원→9월 6조7000억원→10월 6조8000억원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이어 11월 6조2000억원, 12월 6조3000억원으로 증가폭이 늘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만9000호로 전월 대비 2만2000호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3만8000호에서 3만3000호로 5000호 줄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기업의 은행 원화 대출 잔액은 976조4000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107조4000억원 증가했다. 2009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증가폭이 가장 크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12월 말 현재 1937조6000억원으로 한 달간 23조7000억원 늘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18조900억원 급감했다.

머니마켓펀드(MMF)에서 22조2000억원이 줄었다. 주식형펀드는 주식시장 상승세에 힘입어 2조4000억원 늘었다. 국고채(3년) 금리는 지난해 12월 말과 이달 13일 기준 모두 0.98%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반적인 주택매매가 많이 늘었고, 각종 생활자금 수요, 공모주 청약, 자금 수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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