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박병호 칼럼니스트/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2021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신축년(辛丑年) 흰 소의 한 해이다.

▲ 박병호 칼럼니스트

마스크 없이는 못살았던 작년보다 설마 나쁘지 않겠지 막연한 희망을 가져보지만 연초부터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정치와 사회의 불협화음은 미래를 좋게 보길 어렵게 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주식시장만은 예외인지 증권사와 언론의 전망을 보면 낙관론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 기라성 같은 증권사들의 전망

증권사들이 연초 장밋빛 전망을 내는 것이 일상처럼 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지수의 상승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통상적으로 증권사들은 11월말 이전에 다음해의 시장전망치를 내 놓는데 작년 전망리포트를 보면 유가증권시장 기준으로 고점이 2,700∼2,850포인트이고 최고를 내세운 SK증권이 2,900포인트였다.

그런데 작년 주가지수는 연말기준 이미 2,873포인트에 도달했다. 삼성전자가 8만원을 찍는 것을 보지 못하고 예측치를 내놓았을 터, 증권사를 탓할 수만은 없다. 12월중에 지수는 11% 상승하여 282포인트가 올랐는데 시가총액의 2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주가상승을 예측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 전망은 이렇게 한다

그 이후에 나오는 증권사와 전문가들 대부분의 전망들은 지수 3,000포인트 시대를 예견한다. 대신증권은 3,080포인트를 타겟지수로 설정했다. 이러한 전망치는 나름 각자의 분석메커니즘analysis mechanism을 활용하여 내리는 결정이지만 일반적으로 거시경제지표를 먼저 예측하고 기업들의 실적전망을 기본으로 하여 시장에 나올 호재와 악재들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미래에는 좋은 일이 생길지 나쁜 일이 생길지 단정할 수 없다. 그래서 예측하려하면 (+)요인과 (-)요인이 공존하는데 어느 쪽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큰지에 따라 낙관적으로 볼 것인지 비관적으로 볼 것인지를 결정한다. 결과론이지만 강세장은 호재가 악재를 덮어버리고 약세장은 악재가 호재를 잡아먹는다.

◇ 2021년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근거

금년의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이들이 내세우는 근거로는 코로나19 감염증을 극복할 백신과 치료제의 보급을 들고 있다. 작년에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가 보급되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경제활동이 정상화될 것이고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 코스피가 전 거래일 보다 70.98포인트(2.47%) 오른 2944.45에 마감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68.42)보다 9.20포인트(0.95%) 오른 977.62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086.3원)보다 4.2원 내린 1082.1원에 마감했다./뉴시스

또한 역사상 가장 낮은 초저금리시대를 살면서 저금리는 동일한 기업이익이라도 더 높은 주가를 합리화할 수 있는 자산가치재평가가 적용되고 정부에서는 양적완화를 지속할 수밖에 없어 안 그래도 풍부한 시중유동성이 더욱 확대 공급될 전망이며 이에 따른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 압력 또한 주가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중국과의 갈등을 야기하였지만 1월 20일 취임하는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타개를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미국의 GDP개선과 세계 교역량을 늘릴 것이라고 희망된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한국의 주요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증가가 예상되고 미·중 갈등관련 불확실성 완화는 한국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 필자의 2021년 주식시장 전망

필자는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금년에 강세장이 지속되고 3,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전통적인 1월 효과가 나타나면 상반기 빠른 시기 내에 달성될 가능성이 높다.

1월 효과(January Effect)는 1월의 주식시장 수익률이 통계 평균적으로 특별한 호재가 없어도 다른 달보다 높다는 것을 말한다.

미국의 투자은행가인 시드니 워텔이 저널에 기고하면서 처음 알려줬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원인으로 세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12월에 매도한 주식을 다시 매입하는 것이나 전년의 보너스가 1월에 입금되는 것이든지 연초에는 연간 전망을 낙관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심리적인 경향 등에서 찾고 있지만 명확하게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은 없다.

우리보다 방역이나 경제상황이 그다지 좋지 못한 미국이나 일본, 인도 등의 국가에서도 역사적인 고점을 이미 돌파하였는데 그들보다 상황이 나은 한국증시가 역사적인 고점을 추가적으로 돌파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최근 시장의 큰 변화 중의 하나는 개인투자자들도 대형주 중의 대형주인 삼성전자를 매입하여 보유한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는 과거 전체 삼성전자 주식의 단 2%만 보유하였다가 50대 1의 액면분할 이후에도 3%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한 대폭락 이후 지금에 와서는 3배 가깝게 증가하여 개인투자자 지분율이 9%에 달하고 우선주는 1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될 만큼 늘어났다.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작년 12월 30일자로 1,944조원인데 삼성전자를 포함한 Top 30 대형주의 비중은 60%를 넘는다. 지수에 미치는 대형주의 비중을 감안하면 대형주 중심의 주가상승은 곧 바로 지수상승으로 이어지므로 3000포인트 시대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것이다.

◇ 돈이 되는 투자전략 1. 종목선정

강세장이라도 해도 모든 업종과 종목이 공평하게 수혜를 입기보다는 시장에서는 냉정하게 차별화가 작용된다. 작년에는 BBIG(밧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업종이 주도주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추세는 금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거기에 전통적인 한국의 수출업종인 반도체와 자동차업종을 추가할 수 있는데 BBIG+BC(반도체, 자동차)로 표시할 수 있다.

▲ 지난해 10월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2회 반도체대전'(SEDEX)을 찾은 관람객이 SK하이닉스 부스의 메모리를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종목을 선정할 때는 업종을 보고 기술력과 같은 경쟁력도 보아야 하지만 영위하는 사업 또한 중요 판단기준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그린뉴딜은 코로나19 이후의 뉴노멀new normal시대에 글로벌 메가트렌트megatrend로 자리 잡았다. 비록 주력분야는 아니라도 앞의 메가트렌드에 부합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를 골라야 한다.

마지막으로 낙폭과대주도 기대해볼 만하다. 유가증권시장 기준으로는 상장주식 중 45%가 전년초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였다. 주로 코로나19의 타격을 입은 여행, 엔터테인먼트, 운송, 및 유통과 금융 분야의 주식들이다. 이들은 기저효과로 인해 실적개선과 수익률 측면에서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

◇ 돈이 되는 투자전략 2. 매매타이밍 선정

시장에서 수익률을 결정하는 것은 종목보다 매매타이밍이다. 작년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인해 경제활동이 어려워지고 기업실적이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한 것은 어떻게 합리화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가격에 버블이 형성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버블이 항상 나쁜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버블이 있다고 바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무릇 시장은 오버슈팅이라는 관성의 법칙을 항상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금년 강세장을 점치게 했던 논리는 다시 보면 예상보다는 기대에 가까우므로 하반기에 다음과 같은 것들이 문제가 되면 시장에서는 일시적이든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은 조정correction의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 시장조정(market correction)이 나타나는 징조

백신과 치료제가 원활하게 보급되지 못하고 전 국민이 접종받기 위해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되거나 승인받은 백신과 치료제의 부작용 여부를 지켜보아야 한다. 설혹 보급과 접종이 문제없다 해도 소비시장이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지체될 수 있으므로 소비심리 회복에 주목하여야 한다.

저금리의 효과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지속되어 왔지만 항상 시장을 부양하는 것은 아니었다. 풍부한 유동성도 자산시장으로 흘러가지 않으면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와의 갈등을 그냥 봉합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미·중 무역마찰은 패권다툼이므로 하루아침에 해결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자국의 경제를 추월하려는 중국을 어느 대통령인들 그냥 용납하려 하겠는가?

국내 기업들의 실적개선은 여전히 세계경제의 회복속도에 영향을 받고 정부의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양적완화정책을 지속한다는 가정은 나라의 재정상황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한정적일 수 있다. 따라서 금년의 시장은 낙관적이면서도 그만큼 변동성 또한 클 전망이다.

◇ 성盛하면 쇠衰하는 것은 불가피, 우리 주식시장에도 조정의 시간은 온다

필자는 금년 상반기 중에 3,000포인트를 달성한다고 확신하지만 하반기에는 오히려 시장조정이 올수도 있다. 조정이 시작되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시장을 떠받들었던 이유들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에 나타날 수 있다.

▲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11월 20일(현지시간) 중국 광저우 수출입상품교역회전시관에서 열린 광저우 모터쇼에서 보도발표회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기아자동차 제공)

이와 동시에 너무 과열된 시장이 식을 수도 있다. 중복계좌도 있지만 활동 중인 주식계좌의 수가 3,500만개라고 하는 것은 우리 국민이 5,100만 명임을 감안하면 모두가 주식투자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마무리의 변

그 누구라도 평생을 믿을 수 없고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모두를 믿을 수 없는 법, 신뢰할만한 사람의 말을 일정 시간만 믿고 의존하는 것은 현명한 이들의 삶의 방식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갈망하며 새해 뜻한바 모두 이루시길 기원한다.

※ 박병호 칼럼니스트(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을 지내는 등 증권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다양한 직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입니다.

박 칼럼니스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은 투자자의 성공뿐만 아니라 나라의 경쟁력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달려 있다면서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온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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