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발표…수출기업 업황BSI 1년10개월만 최대폭 하락

지난달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제조업 기업들의 체감경기 지수가 하락으로 돌아섰다. 특히 수출 대기업들의 경우 자동차 업체의 파업과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에 체감경기가 급락했다.

반면 얼어붙었던 비제조업의 12월 체감경기가 6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그래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7년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에 따르면 이번달 제조업 업황BSI는 81로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BSI는 지난달(83) 두 달 연속 상승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번달 하락으로 전환됐다. 내달 업황전망BSI는 82로 지난달과 같았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다.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번달 BSI조사는 지난 11월부터 18일까지 전국 3313개 법인기업(응답률 85.1%)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제조업은 수출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나빠져 희비가 엇갈렸다. 수출 제조기업의 업황BSI는 87로 전월(92)에 비해 5포인트 고꾸라졌다. 지난 2016년 2월(6포인트) 이후 1년 10개월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대기업 업황BSI도 87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화학과 자동차가 각각 전월대비 8포인트, 6포인트 하락했다. 화학의 경우 유가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로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자동차는 현대차 등 대형 완성차 업체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하락으로 전환됐다. 또 식료품은 계절적인 영향과 더불어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9포인트 하락했다. 단 석유정제의 경우 유가 상승에 따라 마진이 확대되면서 6포인트 상승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3포인트 하락해 1포인트 떨어진 중소기업 보다 하락폭이 컸다. 기업형태별로는 내수기업은 전월과 동일한 반면 수출기업은 5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들 제조기업들을 중심으로 환율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환율을 꼽은 비중이 전월(7.2%)보다 1.4%포인트 늘어난 8.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8.6%)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들은 경영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1.1%), 불확실한 경제상황(14.0%) 등을 주로 언급했다.

이달 비제조업 업황BSI는 2포인트 오른 81로, 전월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 2011년7월(83) 이후 6년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파에 따른 계절 요인이 주로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백화점, 편의점 등 소매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도소매가 6포인트 올랐고, 기온저하에 따라 전기가스가 11포인트 상승했다. 또 건축관련 설계·감리, 장비 설치 등의 수요가 늘면서 전문과학기술서비스도 8포인트 올랐다.

다음달 비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78로 전달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이달 제조업의 업황은 업종별로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며 "환율의 경우 아직 직접적으로 업황에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기업들이 예의주시하는 걸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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